비가 온다는 이유만으로 환기를 피할 필요는 없다. 판단 기준은 빗방울보다 실내외 온도와 공기가 실제로 머금은 수분량이다.
날씨 앱의 습도는 대개 상대습도여서, 바깥이 90%이고 실내가 60%라고 해도 바깥 공기에 수분이 더 많다고 단정할 수 없다.
차가운 공기는 따뜻한 공기보다 적은 수증기만으로도 상대습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서늘한 가을비가 내릴 때 차가운 바깥 공기가 집 안으로 들어와 따뜻해지면, 수증기가 더해지지 않는 한 상대습도는 낮아진다.
그래서 이런 날에는 환기가 실내 습기를 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덥고 습한 바깥 공기가 에어컨으로 차가워진 집 안에 들어오면 실내 상대습도가 높아질 수 있고, 차가운 벽이나 바닥에는 결로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반지하처럼 온도가 낮은 공간은 특히 바깥 공기의 실제 수증기량이 실내보다 적은지 살펴야 한다.
아침이나 저녁이라는 시간대만으로 건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환기할 때는 실내 문과 서로 다른 방향의 창문을 열어 공기가 통할 길을 만든다.
찬 날씨에는 창문을 조금 열어 오래 두기보다 충분히 열어 공기를 바꾼 뒤 닫는 편이 좋다.
비바람에 빗물이 들이치면 창문을 닫고, 바깥 공기가 더 습한 상황에서 실내 수분을 줄이려면 환기와 별도로 제습기나 냉방기의 제습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외기를 들이는 기계환기 설비가 있다면 사용 안내에 따른다.
습도계를 이용해 환기 전후를 비교할 때는 찬 공기가 들어온 직후 온도 변화가 습도 표시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실내 온도가 안정된 뒤 수치를 다시 살피면 변화 판단에 도움이 된다. 또 비가 미세먼지까지 없애준다고 볼 수는 없다.
에어코리아 등에서 지역 대기질을 확인하고, 미세먼지가 ‘나쁨’ 이상이면 자연환기를 자제하라는 국가미세먼지정보센터 안내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