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 내동의 금속 사출·인쇄 공장에서 난 화재는 페인트 희석제에서 나온 인화성 증기가 불꽃에 닿아 시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소방·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들은 토요일 현장 합동감식을 벌여 최초 발화 지점과 원인을 조사했다.
아직 확정된 결론은 아니며, 당국은 희석제 성분 등을 추가로 분석할 계획이다.
조사팀이 주목한 곳은 공장 3층 세척실이다. 화재 당시 작업자들은 금속 부품을 페인트 희석제로 닦고 있었고, 희석제에 포함된 인화성 물질 톨루엔이 증기를 내뿜은 뒤 전기 방전이나 마찰로 생긴 불꽃에 붙었을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추정이다.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세척실에는 폭발 방지 설비 등 안전장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빠르게 번진 데에는 현장에 있던 가연물도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추정 발화 지점에서 1~2m 떨어진 곳에는 희석제 용기 수십 개가 있었고, 일부는 뚜껑이 열린 상태였다. 공장 안에 보관된 페인트 통 수백 개 역시 불길 확산에 기여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조사팀은 세척실에 남은 세정액의 정밀 분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하고, 석유류 등 위험물질의 종류와 보관·관리 과정의 법 위반 여부도 살필 예정이다.
공장은 위험물 취급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면적은 362㎡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기준보다 작아 스프링클러도 설치되지 않았다. 불은 금요일 오전 8시 38분께 시작돼 오전 11시 6분께 완전히 꺼졌다. 현장에 먼저 도착한 소방대원 김진석 소방위가 토요일 숨졌고, 소방관 1명은 중상, 4명은 열탈진을 겪었다.
공장 직원 2명도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