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놀이터는 모래밭과 개별 놀이기구 중심에서 물놀이터와 테마형 공간까지 갖춘 곳으로 바뀌었다. 1986년 준공된 서울 노원구 미미삼과 2026년 9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는 약 40년 간격의 사례다. 미미삼에는 구름사다리와 회전무대, 고무타이어와 모래 놀이터가 남아 있다.
반면 디에이치 방배에는 트램펄린과 대형 조합놀이대가 들어섰고, 물놀이터 3곳과 일반놀이터 3곳은 호주 아티스트 듀오 크레이그 앤 칼이 디자인에 참여했다.
과거에는 그네와 시소, 구름사다리처럼 개별 놀이기구를 배치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최근에는 미끄럼틀에 오르기와 건너기 등 여러 놀이 기능을 결합한 대형 조합놀이대가 중심이 되고, 물놀이터와 실내 키즈룸, 특정 주제를 살린 놀이터도 등장했다. 놀이터가 단순한 놀이시설을 넘어 단지의 특색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확대된 것이다.
설치 기준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50가구 이상 주택단지에 어린이놀이터를 설치하도록 했지만, 이후 놀이터는 경로당·어린이집·주민운동시설 등과 함께 주민공동시설에 포함됐다. 현재는 100가구 이상 단지에 주민공동시설 전체의 최소 면적 기준을 적용하고, 150가구 이상이면 어린이놀이터를 설치하도록 한다.
2007년 제정된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따라 시설별 안전기준과 설치검사가 마련됐고, 법 시행 전 설치된 시설의 검사 유예기간은 2015년 1월 끝났다.
노후 단지에서는 여러 시기의 시설이 함께 발견된다. 1983년 준공된 서울 노원구 월계동신아파트 놀이터에는 모래바닥과 구름사다리, 새로 설치된 조합놀이대가 함께 있다. 이 단지는 재건축을 앞두고 이주 절차가 진행 중이며, 재건축 후 지하 4층~지상 최고 25층, 1060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1997년 준공된 서울 도봉구 동아청솔아파트는 놀이터 5곳 가운데 2곳에 모래, 2곳에 고무계열 바닥재가 깔렸고, 나머지 한 곳에는 그네 아래에만 모래가 남아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놀이공간의 종류와 주제가 다양해졌다. 2009년 준공된 반포자이는 실내 키즈룸을 포함해 어린이 놀이공간 10곳을 갖췄고, 단지 안 미니카약장은 괌의 한 리조트 카약장을 본떠 조성했다. 2024년 준공된 올림픽파크포레온에는 놀이터가 20곳 넘게 있으며, 물놀이터는 6곳이다.
‘호숫가의 기린 가족’, ‘바다 탐험대 옥토넛’ 등 테마를 달리하고 유아를 위한 별도 공간도 마련했다. 2025년 준공된 장위자이레디언트는 놀이터 6곳에 햄버거 만들기와 베이커리, 소방대 등 역할놀이 주제를 적용했다.
다만 시설이 크고 화려해지는 것만으로 좋은 놀이환경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놀이터 디자이너 편해문은 놀이 방식이 정해진 기구에 치우치지 않도록 모래와 흙, 물, 언덕처럼 아이들이 직접 선택하고 다르게 활용할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놀이기구의 종류뿐 아니라 아이가 놀이를 스스로 만들어갈 여지도 중요한 기준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