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미네르바가 이달 초 공개한 인간형 로봇 ‘로저’는 사람 대신 폭발물 제거와 위험 작업을 맡도록 설계됐다.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는 완전 자율형이 아니라, 사람이 안전한 곳에서 직접 조종하는 방식이 핵심이다.
최근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은 빨래 개기 같은 집안일이나 공장 생산, 카페 음료 제조처럼 사람의 지시 없이 임무를 수행하는 자율 작동에 초점을 맞춰왔다.
미네르바는 인공지능의 발전을 기다리는 대신 원격 조작을 중간 단계로 택했다.
모터와 기계 관절은 이미 상당히 발전한 만큼, 현재 기술로 가능한 활용부터 찾겠다는 접근이다.
조종자는 고글을 쓰고 로저 몸통의 카메라가 보내는 현장 영상을 본다.
그런 다음 자신의 팔과 다리를 움직이면 로저가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한다.
팔을 들면 로저도 팔을 들고, 사람이 걸으면 로저도 걷는 식이다.
손가락은 다섯 개이며 관절 위치와 굽혀지는 각도도 사람 손과 비슷해 밸브를 돌리거나 버튼을 누를 수 있다.
현장 경험이 있는 조종자가 원격으로 움직이면 유해 가스나 고온이 있는 사고 현장에서 생존자를 구조하거나 유전·제철소 같은 고위험 작업장에서 일할 수 있다.
미네르바는 폭탄 제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폭발물 처리반원이 방폭복을 입고 위험한 장소에 직접 들어가는 대신 로저를 보낸다는 구상이다.
현재 위험 현장에는 무한궤도형 로봇이나 네 발 달린 로봇이 주로 투입되고, 손도 집게 한 개뿐인 경우가 많다.
사람의 몸과 손을 닮은 로저는 이들과 달리 사람 손에 맞춰 만들어진 도구를 다룰 여지가 있다.
미네르바는 최근 벤처 투자 업계를 통해 1000만 달러(약 134억 원)를 유치했으며, 올해 가을 첫 유료 시범 운영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