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두 달 반 만에 다시 5600선까지 내려왔다.
10월 15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해 20% 넘게 밀렸지만, 하락을 키운 요인과 시장의 매수 여건은 7월 급락 때와 달라 같은 속도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종가는 7월 29일 5663.24, 10월 16일 5668.05로 비슷했다.
외국인은 7월 29일까지 그달 코스피에서 18조5019억원을 순매도했고, 10월에도 15일까지 18조68억원어치를 팔았다.
두 시기 모두 매도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었다.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큰 국내 증시에서는 두 종목의 외국인 매도가 지수에 직접 압력을 준다.
7월에는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가 몰렸다.
주가가 떨어지면 운용사가 목표 배율을 맞추려고 추가 매도하는 구조가 낙폭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7월 31일부터 기본예탁금 인상 등 규제가 강화된 뒤 관련 거래가 위축돼, 이번에는 같은 레버리지 충격이 상당 부분 줄었다.
대신 시장을 받치던 자사주 매수 수요도 약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하루 평균 1조원 넘게 매수했지만, 삼성전자는 10월 6일 매입을 조기 종료했고 SK하이닉스의 잔여 물량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LS증권 황산해 연구원은 수급 완충력이 약해졌고 개인과 기관도 추세적인 매수 주체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7월에는 코스피가 28일 10% 넘게 하락하고 이튿날에도 6% 가까이 밀리면서 양 시장에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후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에 매수세가 들어와 코스피는 하루 만에 17% 넘게 급등했다.
이번 하락은 더 길게 이어졌다.
AI 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중국 메모리 업체가 추격할지에 대한 우려가 쌓인 가운데 미국 물가 충격까지 겹쳤다.
이번 하락을 한국 금융시장 전반의 자금 이탈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원·달러 환율은 7월 29일 1446.7원에서 10월 16일 주간 종가 1331.4원으로 낮아졌고,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87.79에서 48.89로 하락했다.
대신증권 조재운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에도 원화가 약해지지 않은 점을 들어, 한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기보다 메모리 반도체 비중을 줄이는 매도가 집중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낮은 밸류에이션만으로 바닥을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는 시장이 현재 실적보다 향후 이익의 지속성을 의심하기 때문이다.
AI 투자와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지, 반도체 기업의 2027~2028년 이후 이익이 유지될지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코스피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과거 저점 아래로 내려왔는데도 약세가 이어지는 것은 높은 이익 추정치를 시장이 온전히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7월과 같은 급등이 되풀이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