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타임라인과 주차장 출입 시각을 내세워 야근·휴일수당을 요구한 연구원이 법원에서 패소했다. 대전지방법원 민사단독은 최근 A씨가 B학교법인을 상대로 낸 1513만원의 임금 청구를 기각했다. 디지털 기록으로 사업장에 머문 시간은 짚을 수 있어도, 그 시간 내내 실제로 일했다는 점까지 증명하지는 못한다는 판단이다.
과학기술 분야 인재를 양성하는 B학교에서 기간제로 일하던 A씨는 2022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그는 전환 직후인 2022년 1월부터 6월까지 주말과 야간에도 근무하고 수당을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냈다.
증거로 스마트폰의 구글 타임라인, 연구실 주차장과 거주 아파트의 입차 시각, 심야 업무 이메일, 컴퓨터 파일 수정 시각을 제출했다.
그러나 B학교는 시간외근무를 하려면 전산 시스템에 미리 신청하고 부서장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A씨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사전 신청을 한 기록이 없었다. 재판부는 연구업무 특성상 출퇴근 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정했고, 출퇴근이 엄격히 관리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날짜마다 서로 다른 자료를 골라 근로시간을 계산해 기준이 일관되지 않았다고 봤다.
법원은 사업장에 출입했거나 머물렀다는 사실만으로 근로시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연구실 인근에 있던 때부터 집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일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메일 역시 발송 시각과 수신인, 내용은 확인되지만 작성 준비와 실제 작성에 걸린 시간이 입증되지 않았다.
따라서 메일 전후의 상당한 시간 동안 일했다는 근거로는 부족하다고 봤다.
구글 타임라인은 특정 시각에 어디에 있었는지 보여주는 보조 자료지만, 실제 업무 수행이나 사용자의 지휘·감독까지 증명하지는 않는다. 정상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출입기록이나 업무 메신저 등 다른 객관적 자료와 함께 제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외근무에 사전 승인 절차가 마련돼 있다면 이를 거치지 않은 근무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이번 판결에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