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9일, 부산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일본 영화와 드라마를 소개하는 ‘일본의 밤’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처음 열렸다. 2024년부터 칸국제영화제와 베니스영화제에서 매년 열린 행사로, 이번 부산 개최는 영화제 파티의 주체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배우 정일우는 7월 아마존프라임에서 공개된 일본 드라마 ‘범죄자’를 영어로 소개했다. 부산영화제 아시아 경쟁 부문 초청작인 일본 영화 ‘실버 익스프레스’의 다나카 미키 감독도 작품을 알렸다. 배우 손석구와 권해효, 김지운 감독 등 수백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일본의 밤’은 일본 공공기관이 주최한 행사가 아니다. 일본 프로듀서 겸 배우 메구미가 제안해 시작했으며, 메구미가 집행위원장을 맡고 소속사 바벨 라벨과 협력사들이 행사를 이끈다. 메구미는 전 세계에서 인기를 모은 넷플릭스 예능 ‘불량 연애’ 시리즈의 기획자이자 진행자이기도 하다.
이날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은 뒤 무대에 오른 것도 그였다.
부산 개최 배경에는 K컬처의 인기와 부산영화제의 위상, 일본 영화계의 공동제작 등 협력 모색이 있다. 집행위원회 관계자는 부산영화제를 아시아 영화제 중 최고로 평가해 올해부터 행사를 열었으며 앞으로도 계속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텔 행사장 대여와 음식 등에 한국에서만 1억 원가량, 일본 스태프와 배우의 숙박·교통비까지 합치면 약 2억 원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부산영화제 파티는 CJ ENM과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대형 투자배급사들이 주도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각사 이름을 건 행사를 열어 다음 해 개봉작을 소개했고, 세 회사가 한 해 10편 안팎의 영화를 내놓던 시기에는 예고편을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참석한 영화인과 기자의 수가 행사 성공의 척도였으며, 업체들은 장소와 형식뿐 아니라 개최 날짜를 두고도 경쟁했다. 해외 민간 업계가 작품 소개와 교류를 위해 부산에서 대규모 파티를 연 것은 드문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