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와 미술관 관람 같은 문화 활동을 자주 하는 사람은 생물학적 노화 지표가 더 젊은 경향을 보였다. 활동 빈도에 따라 차이는 어떻게 나타났을까?
데이지 팡코르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교수 연구팀은 성인 3556명의 활동 빈도와 혈액검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2026년 5월 12일 국제학술지 ‘이노베이션 인 에이징’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독서·음악 감상·미술관 관람 등에 참여하는 빈도를 설문하고, 혈액 속 DNA 메틸화 패턴으로 생물학적 나이와 노화 속도를 추정했다. 메틸화는 유전자 작동을 조절하는 표시로, 그 패턴을 살피면 몸의 노화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문화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 연 3회 이상 참여한 사람은 노화 속도가 2%, 월 1회 참여자는 3%, 주 1회 참여자는 4% 느린 것으로 분석됐다. 주 1회 이상 활동한 사람의 생물학적 나이는 약 1년 젊게 나타났다.
연관성은 40세 이상에서 특히 뚜렷했고, 체질량지수·흡연·교육 수준·소득 등을 보정한 뒤에도 유지됐다. 다만 이는 연관성을 관찰한 결과로, 문화 활동이 직접 노화를 늦춘다는 뜻은 아니다.
뇌 건강과 관련한 별도 연구도 있다. 미국 러쉬대 연구팀은 시카고 지역 노인을 대상으로 한 장기 노화 추적 연구에서, 시작 당시 치매가 없던 1939명(평균 79.6세)을 평균 7.6년 추적했다.
연구진은 어린 시절의 독서 빈도와 신문 구독, 백과사전 보유, 외국어 학습 경험부터 중년기의 잡지 구독·도서관과 박물관 방문, 노년기의 독서·글쓰기·게임까지 살펴 평생의 인지 활동을 평가했다. 활동 점수가 가장 높은 상위 10%의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은 하위 10%보다 38% 낮았고, 진단 시점은 평균 5년 늦었다.
사망한 참가자 948명의 뇌 부검에서는 인지 활동이 활발했다고 해서 아밀로이드·타우 단백질 축적이 유의미하게 줄지는 않았다. 그러나 단백질 축적량이 비슷해도 활동적인 사람은 사망 직전까지 인지 기능을 더 잘 유지했다.
두 연구는 독서와 문화생활이 건강 지표와 연관될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책을 읽으면 치매나 노화를 예방한다고 보장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