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도량형총회(CGPM)는 2026년 10월 15일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열린 제28차 회의에서 1972년 도입한 윤초를 폐지하기로 결의했다.
시행일은 2027년 5월 20일이다. 당초 2035년까지 없애려던 계획보다 8년 앞당겼다.
앞으로는 지구 자전으로 정하는 시간과 원자시계 기반 세계 표준시의 차이를 최대 3600초, 즉 1시간까지 허용한다.
윤초는 두 시간의 차이가 0.9초를 넘지 않도록 필요할 때 표준시에 1초를 더하거나 빼는 제도다.
지구의 자전 속도는 일정하지 않지만 원자시계는 세슘 원자의 진동으로 시간을 잰다.
지난 54년 동안 윤초는 27차례 적용됐고, 모두 1초를 더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2020년 이후 짧은 하루가 잇따라 관측됐으며, 2024년 7월 5일에는 하루가 평소보다 0.00166초 짧아 정밀 관측 이래 최단 기록을 세웠다.
사상 처음 1초를 빼야 할 가능성이 커지자, 한 번도 시험하지 않은 조정을 디지털 시스템에 적용하는 위험을 피하기로 한 것이다.
윤초는 이미 컴퓨터 장애를 일으킨 적이 있다.
2012년 7월 1일에는 전날 밤 추가된 1초의 여파로 호주 콴타스항공 예약 시스템에 오류가 나 탑승 수속이 마비됐고, 여객기 400여 편이 지연됐다.
레딧을 비롯한 인터넷 서비스도 장애를 겪었다.
서버 시각이 어긋나면 거래나 통신의 처리 순서가 뒤바뀔 수 있어 금융시장처럼 초 단위로 주문이 오가는 곳에는 특히 부담이다.
총회는 음의 윤초에 대비해 전산 시스템을 고치는 데 밀레니엄 버그 대응에 맞먹는 투자가 필요할 수 있다고 봤다.
윤초를 없애도 자전과 원자시의 차이가 곧바로 1시간에 이르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의 차이가 쌓이려면 최소 수백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지구 자전이 빨라진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지구 내부의 운동과 대기·해류 등 여러 요인이 자전 속도에 영향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