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자곡동 강남자곡힐스테이트 장기전세 임차인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분양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같은 단지에서 분양전환을 마친 가구와 자산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이유다. 다만 애초 분양전환을 전제로 공급된 주택이 아니어서, 요구가 받아들여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임차인대표회는 10월 15일 정기회의에서 분양전환 요구 방안을 논의하고, 장기전세 370가구를 대상으로 서면 동의서를 받고 있다. 2015년 6월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는 모두 1339가구다.
이 가운데 10년 공공임대 419가구와 분납임대 550가구는 분양전환형으로 공급됐지만, 505동의 장기전세 370가구는 최장 20년 거주 후 분양전환 없이 퇴거하는 조건이다.
임차인들이 내세우는 격차는 집값에서 드러난다. 장기전세 전용 59㎡의 최초 보증금은 1억9800만원이었고, 같은 단지 전용 59.9㎡ 아파트는 지난달 12일 15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임차인대표회는 호소문에서 분양 가구와의 자산 격차가 10억원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장기전세 만료까지는 2035년까지 약 9년이 남았지만, 그 사이 오른 집값이 분양전환 요구의 배경이 된 셈이다.
반대쪽 입주민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청약통장으로 당첨된 뒤 5년 넘게 분양전환을 기다리고 대출 부담도 감수했는데, 다른 유형의 임차인에게 뒤늦게 분양 기회를 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분납임대에서 분양전환을 마친 502동 주민은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떠난 사람도 있다며, 남은 기간에 청약 등으로 다른 집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전세 계약 변경을 요구한 사례는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도 있었지만, LH를 상대로 한 요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장기전세 20년 만기 후 퇴거 원칙을 재확인했고, LH와 국토교통부도 임대 기간이 끝나면 원칙적으로 퇴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요구는 기존 계약 조건과 주거 안정, 유형별 형평성이 맞서는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