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충격이 미국의 항공료와 배송·화물 운송 비용으로 번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이번 주 발표된 보고서 두 건에서 유가 상승의 영향이 여러 가격 항목에 나타났다고 전했다.
식품 가격은 아직 뚜렷하게 오르지 않았지만, 생산 단계의 비용 상승이 소매 가격으로 이어질지는 주목할 대목이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5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4년여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CPI에서 항공료는 전년 동월 대비 약 22% 올랐고, 배송 서비스 가격은 2022년 9월 이후 가장 가파른 연간 상승률을 나타냈다.
PPI의 화물 운송 서비스 가격 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19% 넘게 올라 4년여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연준 베이지북은 모든 지역에서 유가 상승이 보고됐으며, 기업들이 경유 가격과 유류 할증료 부담을 공급망을 따라 전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용 상승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시점과 정도는 품목마다 다르다.
페인트와 산업용 코팅제를 생산하는 RPM인터내셔널은 회계연도 1분기에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상승분을 전액 가격에 반영했고, 2분기에도 같은 조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식품 가격은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9월 CPI의 식료품 가격은 소고기·돼지고기·달걀 가격 하락에 힘입어 소폭 내렸지만, PPI 기준 식품 가격은 지난달 1.2% 올랐다.
사료 가격도 전월 대비 2.3% 상승해 2022년 초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6.6% 상승했다.
물가 압력이 에너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PPI 보고서에서 도소매 무역 서비스 마진은 전월 대비 1.4% 상승했고, 경제학자들은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반도체와 건축 자재 수요도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반면 가구·가전 가격은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보여 에너지 비용이 소비재 전반을 끌어올린다는 증거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연준은 지난달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투자자들은 10월 27~28일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하지만, 9월 물가 지표는 12월과 내년 추가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방콕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이달 동결을 시사하면서도 올해 남은 회의의 결정을 미리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에너지 비용이 다른 가격으로 얼마나 번질지가 금리 판단의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