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용형 인턴으로 근무한 뒤 정규직이 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직원 2,490명이 성과급과 복지포인트 등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는 최근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쟁점은 인턴들이 정규직과 같은 일을 했는지, 차별을 문제 삼을 수 있는 기간이 남아 있었는지였다.
원고들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한수원의 채용형 인턴제도를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한수원은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청년인턴제 운영계획에 따라 제도를 시행했다. 직원들은 인턴 때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했지만 신입사원 임금의 80% 수준만 받았고, 기본상여금·경영성과급·복지포인트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23년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업무가 같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채용형 인턴은 정규직과 달리 사내 업무 시스템을 원칙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고, 접근 권한이 없었다는 점이 판단의 근거였다. 법원은 이런 조건에서는 정규직이 맡는 업무와 동일한 일을 수행하기 사실상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실제로 같거나 유사한 업무를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법원은 임금 차이가 있었다는 주장만으로 회사가 기간제근로자에게 합리적 이유 없이 불리한 처우를 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청구 기간 문제도 걸렸다.
한수원 노사협의회에서 인턴 출신 직원의 임금 차별 문제가 논의된 점 등을 고려하면, 직원들은 늦어도 2018년 12월쯤 차별적 처우가 있다고 인식했어야 한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임금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정 소멸시효는 3년이다. 재판부는 2023년 11월 제기된 소송은 그 기간이 지난 뒤라며, 차별적 처우가 있었다고 보더라도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패소 판단에는 업무의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과, 청구 시점이 법정 기간을 넘겼다는 판단이 함께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