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을 공부하는 백원준은 대중에게 양자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한다.
그는 연세대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오가며 양자컴퓨팅을 공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청년정책자문단 연구개발(R&D) 분과장으로 정책을 제안하기 위해 국회도 오간다.
미국 뉴욕 ‘꿈 위크’에서는 양자컴퓨팅을 주제로 발표한다.
양자 세계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비유가 슈뢰딩거의 고양이다.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의 사고실험에서 상자 속 고양이는 관측 전 살아 있는 상태와 죽은 상태가 중첩돼 있지만, 상자를 여는 순간 한 상태로 정해진다.
백원준의 노트북에 고양이 스티커가 많은 이유도 이 비유와 맞닿아 있다.
양자 기업 로고가 붙은 스티커를 짚으며 회사별 특징을 설명하는 일도 그의 취미다.
양자역학은 반도체 기술과도 관련이 있다.
일상에서는 공을 던지면 예측 가능한 궤적으로 떨어지지만, 나노미터 세계에서는 입자가 예상 밖의 곳에 나타날 수 있다.
칩 성능을 높이려고 전자가 지나는 길을 나노미터 단위로 좁히면 전자가 벽을 통과하는 양자 터널링이 일어나 전류가 새거나 오작동할 수 있다.
반도체가 작아질수록 이런 현상을 다룰 필요가 커진다. 보안 분야도 양자 기술이 기대를 모으는 영역이다.
양자 상태는 복제할 수 없고 관측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특성을 이용하면, 정보를 엿보려는 시도를 알아채 통신 채널을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를 모두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백원준은 “양자컴퓨터로 게임도 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듣지만, 현재 컴퓨터가 게임을 잘 처리하므로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답한다.
그가 대중에게 양자를 알리는 이유 중 하나는 ‘이제 양자의 때가 왔다’고 보기 때문이다.
주요 기업들이 5~6년 안에 상용 양자컴퓨터를 내놓겠다고 밝힌 점을 근거로 든다.
또 다른 이유는 후배 연구자들의 현실이다. 백원준이 회장을 맡은 학생 학회 퀴스카(QISCA)는 회원이 900명이 넘는다.
그는 국내 대학원생 연구자가 받는 돈이 월 40만원 남짓이며, 그마저 등록금으로 나가 연구에 자기 돈을 써야 하는 형편이라고 전한다.
연구개발 예산이 삭감됐을 때 자신에게는 남의 일처럼 느껴졌다고 회고하며,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병역 혜택에는 함께 목소리를 높이는 사회와 대비한다.
백원준은 기술 뉴스에서 주가보다 “그 기술 원리가 뭔데?”를 먼저 물어봐 달라고 당부한다.
전국 고등학교 열 곳 남짓을 돌며 양자 세미나를 여는 것도 관심을 넓히려는 활동이다.
입문자에게는 원리를 차근차근 설명하는 Entangled Park(양자 개념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PBS 영상(직접 양자컴퓨팅을 다뤄볼 수 있는 IBM Qiskit(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