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둔 부산 북항친수공원에 야생 무태상어 한 마리가 나타났다.
시민들은 상어에게 ‘부캉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안부를 물었다.
굶을까 봐 생닭을 수로에 던졌다가 해경에 붙잡힌 사람도 있었고, 비가 오자 “춥제?”라며 말을 건넨 아주머니도 있었다.
부산시는 시민 안전과 상어 폐사 우려를 고려해 부캉이를 먼바다로 돌려보내기로 했지만, 첫날 시도는 뜻대로 되지 않았다.
북항친수공원은 옛 부산항 항만시설이 시 외곽으로 옮겨가면서 시민에게 돌아온 공간이다.
개장 4년이 지났지만 콘텐츠가 부족해 주로 동네 주민과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찾던 곳에, 상어가 나타난 뒤 평소보다 50배가 넘는 인파가 몰렸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홍보로 주변 상권도 들썩였다.
부캉이는 사람들이 보고 싶다고 해서 나타나거나 사진을 찍으려 기다려주는 동물이 아니었다.
언제든 부산 앞바다를 떠나 먼바다로 돌아갈 수 있다는 예측 불가능한 자유로움이 사람들을 설레게 했다.
9월 29일, 부캉이를 외해로 유도하려는 작업에 해경과 119 구조선이 동원됐다.
물줄기 사이로 지느러미가 보일 때마다 시민들은 “잘 살아라, 꼭 또 보자”고 외쳤다.
상어를 괴롭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기사에 담긴 현장 풍경은 정다운 환송에 가까웠다.
5시간이 넘는 작업에도 부캉이는 수로를 떠나지 않았고, 첫날의 시도는 결과적으로 환송 연습이 됐다.
부캉이가 좁은 수로 벽에 붙어 유턴한 이유는 알 수 없다.
길을 잃었다는 해석과 먹이가 충분해 그곳을 즐긴다는 해석이 나왔지만, 야생 상어의 뜻을 사람이 단정할 수는 없다.
시민들의 마음은 상어에게만 향한 것이 아니었다. 부캉이를 걱정하고 배웅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부산 시민들에게 사랑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