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 장부에 이익잉여금이 쌓여 있어도 대표가 그 돈을 개인적으로 바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장부상 이익은 설비나 재고, 외상매출금으로 바뀌어 있을 수 있고, 잉여금이 늘면 비상장주식 평가액이 높아져 증여·상속세 부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2026년 10월 17일 공개된 세무 분석은 같은 1억원을 꺼내도 방식에 따라 실수령액이 달라지는 이유를 보여준다.
법인의 세전이익 1억원을 대표에게 지급하는 사례에서 퇴직금 실수령액은 9574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급여·상여는 5904만원, 배당은 5503만원이었고, 자기주식 거래는 양도소득 과세 시 6311만원, 의제배당 과세 시 5770만원으로 계산됐다.
법인세 한계세율 22%, 대표의 기존 종합소득 과세표준 1억5000만원 등을 전제로 한 결과이며 사회보험료는 제외했다. 퇴직금은 근속연수에 따른 공제와 별도 과세로 유리할 수 있지만, 실제 퇴직과 회사의 비용 인정 한도 및 퇴직소득 한도 준수가 필요하다.
급여·상여는 회사 비용으로 인정돼 법인세를 줄일 수 있다. 다만 임원 상여가 정관이나 주주총회·이사회에서 정한 지급기준을 초과하거나 직무에 비해 과도하면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이 분석에서 법인세 한계세율이 22%인 경우 급여·상여가 배당보다 401만원 더 남았지만, 11% 구간에서는 배당이 321만원 더 많았다. 배당은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하면 일반적으로 15.4% 원천징수로 과세가 끝나지만, 이를 넘으면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해 세금을 계산한다.
자기주식은 실제 매매인지 소각을 위한 거래인지에 따라 양도소득 또는 의제배당으로 과세될 수 있다. 2026년 3월 시행된 개정 상법에 따라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은 원칙적으로 1년 안에 소각해야 한다. 기존에 직접 취득해 보유한 자기주식도 원칙적으로 2027년 9월 5일까지 소각하거나 법정 예외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세제개편안에는 2027년부터 비상장회사의 자기주식 취득 대금을 원칙적으로 의제배당으로 과세하는 내용이 담겼다.
개인적으로 가져간 회사 돈을 정리하지 않아 생기는 가지급금은 더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가 회사에서 5억원을 가져간 뒤 갚지 않은 사례에 연 4.6%의 이자율을 적용하면 세법상 인정이자는 연 2300만원이다.
이를 회사 과세소득과 대표 상여소득에 반영할 때 추가 세금은 연간 약 1448만원, 10년 누적 약 1억4482만원으로 계산됐지만 원금 5억원은 그대로 남는다. 가지급금이 있으면 관련 차입금의 지급이자 일부를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고, 회수하지 못한 금액은 대손금 처리도 제한된다.
회사 청산이나 세법상 특수관계 종료 때까지 회수되지 않은 5억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대표 상여로 처분되는 경우, 같은 사례의 추가 소득세는 약 2억1841만원으로 계산됐다. 대표직에서 물러나도 주주로 남으면 특수관계가 계속될 수 있다.
인출과 상환은 함께 계획해야 한다. 급여나 배당을 한 해에 집중하면 누진세율 부담이 커질 수 있으므로 가지급금을 여러 해에 걸쳐 갚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대표 개인 자산을 회사에 매각해 상환할 수도 있지만 거래가격은 세법상 시가에 맞아야 한다.
부동산은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특허권 등 무형자산은 가치 평가와 권리 귀속 문제도 따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