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효자로 플라타너스 세 그루를 안전상 이유로 베려던 계획이 연기됐다.
종로구는 10월 5일 벌목하려 했지만, 환경단체의 반발과 주민에게 알릴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일정을 미뤘다.
벌목을 철회한 것은 아니며, 구청은 나무 내부가 심하게 썩어 제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진단 결과에는 차이가 있었다.
종로구는 7월 조사에서 위험하다고 판단한 플라타너스 여섯 그루를 정밀 진단했고, 가장 위험한 E등급 두 그루는 8월에 제거했다.
나머지 D등급 네 그루 중 두 그루는 줄기 단면의 결함 면적 비율이 1차 진단 때 32%, 34%에서 재진단 때 45%, 42%로 높아졌다.
반면 청와대 사랑채 앞 나무는 D등급에서 결함 면적 비율 35%인 C등급으로 바뀌었다.
구청은 측정 위치에 따라 비율이 달라질 수 있고 기울기와 무게중심, 뿌리 상태도 종합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공개된 진단 결과가 세 그루의 벌목 필요성을 충분히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봤다.
국제수목관리협회의 TRAQ 평가는 줄기 결함뿐 아니라 쓰러질 가능성, 주변을 지나는 사람과 차량의 규모, 안전 조치 뒤 남는 위험까지 살핀다.
현장 나무들은 폭 약 1.3m의 좁은 식재대에 서 있다.
전문가들은 주변 2~3m의 보도블록과 아스팔트를 걷어 생육 공간을 넓히는 방안을 제안했다.
격자형 덮개 아래 흙이나 자갈을 두면 통행을 유지하면서 물이 뿌리로 스며들게 할 수 있다.
가지치기도 대안이지만, 구청은 큰 가지치기가 가로수 기능을 해치거나 부패를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벌목 대상이 아닌 사랑채 앞 나무는 2027년 1월부터 가지를 솎을 계획이다.
은행 열매 악취 민원에 따른 교체도 쟁점이다.
서울환경연합이 2026년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연차별 가로수 계획을 살펴 7월 말 발표한 결과, 서울 가로수의 약 35%가 은행나무였다.
전체 약 30만 그루 중 최소 10만 그루에 해당한다.
은행나무는 공해와 화재, 병충해에 강하고 공기 정화 효과가 있지만, 열매를 맺는 암나무는 악취 민원을 일으킬 수 있다.
계획에는 최소 792그루의 교체가 담겼으며, 용산구는 암나무 254그루, 광진구는 115그루를 수나무로 바꿀 예정이다.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수종 교체까지 고려하면 실제 제거되는 나무는 더 많을 수 있다.
뽑힌 나무는 다른 곳에 옮겨 심기 어려워 폐기되는 경우가 있어, 열매 수거와 수집망 설치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주민 의견을 확인한 사례도 있다.
동대문구가 5월 무학로 1㎞ 구간의 은행나무 61그루를 제거하려 하자, 한 주민이 동네 중고거래 앱에서 의견을 물었다.
응답자 83명 가운데 61명(73%)은 제거에 반대하거나 가지치기 같은 대안을 선호했다.
응답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민원만으로 결정하면 다른 주민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DNA 검사 기술로 묘목 단계에서 암수를 판별하는 방법도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