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의 신주과학단지는 전남광주가 반도체·인공지능 산업 거점을 구상하며 참고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의 성과를 성장 모델로만 볼 수 있을까. 한겨레21은 대만의 경제 지표와 산업 현장을 살피는 한편, 반도체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을 취재해 신주과학단지의 빛과 그늘을 함께 들여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2025년 기준 대만의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은 3만9489달러로, 3만6227달러인 한국을 22년 만에 앞섰다. 2026년 증시 시가총액 순위도 대만은 세계 4·5위를 오가고 한국은 6~8위에 머물렀다. 반도체 제조·패키징과 인공지능 서버 생산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이끈 결과라는 분석이다.
그 중심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를 비롯한 과학기술 기업이 모인 신주과학단지가 있다. 이재명 정부는 2026년 6월 초대형 메모리 반도체 공장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짓는 ‘3대 메가프로젝트’의 거점으로 전남광주를 선정했다.
대만의 성장을 참고하려는 지역에 신주는 산업 집적의 사례인 동시에, 그 뒤에 따르는 노동 조건도 살펴야 할 현장이 된 셈이다.
취재진은 2026년 9월 12일부터 18일까지 신주와 타이베이에 머물렀다. 대만 평균 소득의 3배에 이르는 소득과 아파트값 상승률 1위라는 화려한 지표 이면을 살피기 위해 한국 언론 최초로 TSMC 전·현직 노동자 5명을 심층 인터뷰하고, 과학기술 노동자 30명에게 온라인 설문을 했다.
타이베이에서는 전직 TSMC 사내 의사를 만나 반도체 연구개발자의 주 52시간 상한제 예외 적용인 ‘화이트칼라 이그젬션’도 물었다. 신주를 본다는 것은 성공 지표뿐 아니라 그 산업을 떠받치는 노동의 현실까지 함께 따져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