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밀양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초등학생이 숨진 사고 뒤, 차량용 황색 점멸등만 켜진 교차로의 안전 문제가 제기됐다. 사고는 10월 15일 오후 4시쯤 발생했다. 초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던 70대 운전자의 SUV에 치였다.
당시 보행신호등은 작동하지 않았고 차량용 황색 점멸등만 켜져 있었다. 사고 현장에는 아이의 친구들이 꽃을 놓았다.
황색 점멸등은 주변을 살피며 통과할 수 있다는 뜻이지만,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건너려는 보행자가 있으면 운전자는 반드시 멈춰야 한다. 도로교통공단 김정림 교수는 우회전할 때도 일시정지 의무가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운전자들이 이런 규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따라서 신호가 점멸 중이라고 해서 보행자 앞에서 계속 진행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현장 제한속도는 시속 30km였다. 목격자는 차량이 많이 빠르지는 않았다고 전하면서도, 십수 년간 장사하면서 이런 사고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목격자의 당시 인상으로, 사고 차량의 실제 속도를 보여주는 측정값은 아니다.
신호 운영을 바꾸려는 움직임도 있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 신호를 모두 일시정지 의무가 적용되는 적색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반면 부산과 경남에는 현재도 점멸 신호로 운영되는 곳이 2천800여 곳에 이른다.
사고 현장에서 드러난 것은 신호등의 색뿐 아니라, 점멸 신호일 때 운전자가 지켜야 할 정지 의무가 제대로 알려져 있는지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