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작가이자 백패커인 시모 작가(하시은)와 정유진 기자는 지리산에서 2박 3일간 산행하며 그림을 그리고 음식을 해 먹었다.
바위에 앉아 구상나무를 그린 뒤 대피소로 돌아와 저녁을 차렸다.
산에서 쓰기 편한 그림 도구와 배낭 무게를 고려한 식단, 냄비밥 조리법을 함께 기록했다.
자연물과 음식을 주로 그리는 시모 작가는 흙이 묻거나 물에 젖어도 부담 없이 쓸 수 있도록 다이소 스케치북과 붓펜을 챙겼다.
정 기자는 3년 전 여행에서 구입한 아코디언 수첩과 야외용 고체 수채화 팔레트를 준비했다.
부족한 그림 솜씨를 색채로 보완해 보려는 선택이었다.
시모 작가는 산에서 그림을 그리면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과 그림에 몰입하는 시간이 겹쳐 평화롭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나무와 구름은 모양이 달라지므로 완벽하게 그리려 하기보다 힘을 빼고 천천히 그리라는 조언도 했다.
산행 때는 커버를 밀면 바로 촬영할 수 있는 미니 디지털카메라를 애용한다.
스마트폰보다 불필요한 것에 신경을 덜 쓰고 사진 촬영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면을 오래 살펴 기억하게 해주는 그림 그리기를 더 즐긴다고 했다.
연박 산행 식사는 동행한 게스트를 위해 그럴싸한 식탁을 마련하면서도 배낭 무게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전에 식단을 짜고 재료와 장비를 골랐다. 고등어와 냄비밥에는 가시를 제거한 시판 전자레인지용 고등어를 활용했다.
기름 없이 구워도 되고 쓰레기도 거의 나오지 않아 간편하며, 밥에 아삭한 김치를 곁들였다.
다음 날 능선 산행에 가져간 행동식은 모닝빵에 딸기잼과 버터를 바르고 으깬 고구마 무스를 채운 샌드위치였다.
달달하고 짭조름한 맛이 특징이다.
냄비밥은 손가락 한 마디보다 조금 넘도록 물을 넣고, 뚜껑 위에 무거운 돌을 얹어 센불에 올린다.
물이 끓으면 약불로 줄여 20분 더 끓이고, 불을 끈 뒤 10분간 뜸을 들인다.
고도가 높으면 기압이 낮아 물이 100℃보다 낮은 온도에서 끓기 때문에 쌀이 익기 전에 물이 증발할 수 있다.
뚜껑에 돌을 얹어 내부 압력을 높이고 끓는점을 올리는 것이 밥을 익히는 요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