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A씨는 게임기에 맞아 인중이 1㎝가량 찢어진 동생을 데리고 서울의 한 성형외과를 찾았다. 병원 측은 상처를 보여주며 근육이 찢어졌고 흉터가 남지 않으려면 좋은 재료를 써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한 뒤, 약 180만원의 비급여 비용을 안내했다. A씨 동생의 총 진료비는 192만9700원이었다.
그러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적정 진료비 예상액은 15만~20만원, 환자 부담은 4만5000~6만원 수준이었다. A씨는 병원 설명에 겁이 나고 경황이 없어 비급여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환자가 저렴한 급여 치료의 가능성을 충분히 알기 어려운 상황이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 사례다.
경실련과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15일 비급여 가격 실태와 환자 피해 사례를 발표했다. 조사에서 A씨 동생에게 사용된 외용 지혈보조제와 히알루로니다제의 비급여 가격은 급여 추정가격보다 최대 약 363배 높았고, 같은 제품도 의료기관에 따라 가격 차이가 최대 125배였다.
문제의 배경으로 지목된 것은 급여와 비급여를 함께 처방하는 혼합진료다. 비급여 가격은 병원이 자율적으로 정하고 상한도 없어, 급여로 충분한 치료가 가능한 경우에도 고가 항목이 더해지면 환자가 비용을 떠안을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비급여 가격 공개가 일부 항목에 그친다는 점도 관리의 한계로 거론됐다.
보건복지부는 의약품과 치료재료의 건강보험 등재 방식이 서로 다르고 의료진의 판단도 얽혀 있어 직접적인 가격 통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신 민간 포털까지 가격 정보를 연계해 공개하고, 가격 차이가 큰 품목은 원가 분석과 가이드라인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