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8개월 동안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진행하며 약 1만7000명을 인터뷰한 김현정 CBS PD 겸 앵커가 말 잘하는 법을 들려줬다.
15일 서울 강남구 더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린 제87차 WIN문화포럼에서다.
김 PD가 꼽은 말의 본질은 말을 유창하게 하는 기술보다 감정과 기운을 주고받는 ‘교감’이었다.
그는 목소리나 말솜씨가 뛰어나야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2016년 알파고와의 대국을 앞두고 인터뷰한 이세돌 9단은 독특한 목소리에도 자신감과 위트, 솔직함으로 듣는 이들을 사로잡았다.
반대로 침묵이 더 깊은 말이 되는 순간도 있다.
사고로 딸을 잃은 아버지는 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1분간 답하지 못했다.
라디오에서는 30초 이상 소리가 나지 않으면 방송 사고로 처리되지만, 김 PD는 그 침묵을 편집 없이 내보냈다.
이후 애도와 격려를 전하는 청취자 문자가 쏟아졌다.
일대일 대화에서는 먼저 충분히 듣고 상대의 말을 인정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뉴스쇼’ 토론에서 목소리를 높인 패널은 상대를 설득하지 못했지만, “일리 있다”고 인정하며 시작한 패널에게는 상대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할 때는 내용을 충분히 익히고 자신감을 갖고 청중과 눈을 맞추라고 조언했다.
인터뷰 답변은 결론부터 말하고 간결하고 솔직하게 하되, 에피소드를 곁들이면 좋다고 덧붙였다.
AI가 빠르게 발전할수록 말하기의 중요성은 커진다는 것이 김 PD의 진단이다.
예비 신랑이 서운한 마음을 토로한 신부에게 AI가 작성한 답장을 그대로 보냈다가 들킨 사례를 소개하며, “AI가 많은 걸 알려줄수록 역설적으로 ‘너의 진짜가 뭐냐’를 묻는 세상이 된 거죠”라고 말했다.
김 PD는 건강 문제로 올해 1월 ‘뉴스쇼’에서 하차했으며, 8월 31일 유튜브 채널 ‘김현정의 고수다’로 돌아와 전문가 인터뷰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