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서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로 소개된 유묵 ‘일반시국은’은 조사 결과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글씨로 확인됐다. 작품에는 ‘한인 박원근’이라는 서명이 있었고, 박중양에게도 박원근이라는 이름이 있었다. 전시 한 달여 만에 제보가 들어와 작품은 철거됐으며, 서예·근현대사·고문헌·보존과학 분야 전문가 7명이 필자를 교차 검증했다. 박원근의 글씨로 믿고 기뻐했던 유족이 작품 앞에서 예를 올리는 사진도 공개됐다.

유묵에는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킨 영규대사의 말로 전해지는 ‘한 그릇의 밥도 다 나라의 은혜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박물관은 나라가 어려울 때 모두가 나서야 한다는 의미와 역사적 가치를 고려해 작품을 선정했고, 영규대사의 문구를 전시에 활용하기로 한 뒤 관장 추천을 받아 절차에 따라 빌렸다고 설명했다.
2026년 10월 15일 조은희 의원실을 통해 알려진 박물관 답변서에 따르면 작품은 유홍준 관장의 소장품이다. 유 관장은 부여문화원에 기증할 목적으로 이를 구입했으며, 부여군립미술관 건립을 위해 여초 김응현의 작품 등과 함께 기증할 예정이었다. 박물관은 유 관장이 앞서 부여문화원에 서화·도자기·민속품 등 865점(약 27억 원 상당)을 기증했고, 그 가운데 백범 김구·김옥균·유길준의 근대 서예 작품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유 관장은 2026년 9월 10일 특별 강연에 앞서 전시품 검증이 미흡했던 일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그는 유물의 정확한 의미를 읽지 못한 것은 박물관의 역량 부족이자 실수라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잘못된 정보로 혼란을 준 점을 사과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또 “백번을 잘하는 것보다 한 번 실수 안 하는 게 더 옳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유홍준 관장, ‘일반시국은’ 전시 오류 사과…소장품·전시 경위는 박물관 답변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