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판에서 설렁탕과 곰탕을 가르는 가장 익숙한 기준은 국물 색이다.
하지만 뽀얀 국물은 설렁탕, 맑은 국물은 곰탕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서울미래유산에 따르면 설렁탕은 사골과 잡뼈를 주재료로 오래 끓이고, 곰탕은 양지·사태 등 소고기를 중심으로 고아 낸다.
설렁탕은 뼈에서 나온 성분과 지방이 국물에 섞여 희고 진해지며, 곰탕은 고기에서 우러난 육향과 감칠맛이 특징이다.
다만 곰탕에도 뼈나 내장을 넣을 수 있어 국물이 뽀얗게 나기도 한다.
색보다 어떤 부위를 어떻게 끓였는지가 더 정확한 구분 기준인 셈이다.
설렁탕의 이름에는 여러 유래가 전해진다.
널리 알려진 이야기 가운데 하나는 조선시대 선농단에서 임금이 제사를 지내고 소를 끓여 백성과 나눠 먹은 음식이 ‘선농탕’에서 설렁탕으로 바뀌었다는 설이다.
서울에서 설렁탕 전문 음식점이 등장한 것은 1904년이다.
미리 끓여 둔 국물을 주문받아 뚝배기에 내기 쉬워 빠른 식사에 알맞았고, 서울의 대중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에서 인력거꾼 김첨지가 아픈 아내가 먹고 싶어 했던 음식으로 떠올리는 장면도 설렁탕이 서민의 일상에 가까웠음을 보여준다.
곰탕은 지역별 개성이 뚜렷하다.
전남 나주곰탕은 양지와 사태를 삶아 낸 맑고 담백한 육수에 얇게 썬 편육을 넉넉히 넣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장날 상인과 방문객이 모이던 나주의 장시 문화 속에서 든든한 한 끼로 발달했다는 설명도 있다.
두 음식 모두 소금으로 간을 조절할 수 있고, 설렁탕에는 대파를 곁들이기도 한다.
깍두기를 함께 먹으면 맛의 대비를 즐길 수 있다.
설렁탕에 깍두기 국물을 더하는 방식도 서울식으로 소개되지만, 소금·간장과 김치가 더해지면 나트륨 섭취가 늘 수 있으므로 간은 조금씩 조절하는 편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