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자, 마지막일지 모를 영화와 손편지에 담은 출연 이유

처음이라그래 20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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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해를 돕는 일러스트 · 소재: Microsoft Fluent Emoji

85세 배우 김혜자가 9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여전히 찬란하게’를 앞두고 기자들에게 손편지를 건넸다. 15일 열린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예정된 무대인사에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때 앓은 감기가 낫지 않아 일정을 취소했다.

송일곤 감독은 김혜자가 부축을 받아서라도 오려 했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편지로 마음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엽서 형태의 편지 두 장에는 영화에 참여한 까닭이 담겼다. 김혜자는 송 감독이 지난해 가을 보낸 편지에서 ‘순옥은 울지 않습니다’라는 문장을 읽고 오래 마음에 두었다고 썼다.

영화 속 두 소녀가 겪은 슬픈 역사를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살고 싶어 했는지도 잊지 말자는 마음에 출연을 결심했다는 것이다. 관객에게는 두 소녀를 ‘아픈 역사의 한 장면’으로만 바라보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여전히 찬란하게’는 일제강점기 산골 마을의 정임과 순옥이 상경을 꿈꾸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김혜자는 기억을 잃은 정임을 돌보며 과거를 떠올리는 노년의 순옥을 연기한다. 처음에는 연기를 내려놓고 인간 김혜자로 살고 싶다며 출연을 고사했지만, 감독의 설득과 편지를 거쳐 마음을 바꿨다.

송 감독은 김혜자의 60여 년 연기 경력이 순옥이라는 인물에 투영돼 새로운 시간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출연을 권했다고 밝혔다. 작품의 명분에 공감한 뒤 김혜자는 대사와 쉼표, 시선까지 거듭 연습했다고 감독은 전했다.

송 감독은 이 영화를 한 인간이 누군가를 얼마나 오래 품고 기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사회적·역사적 주제를 다루는 만큼 조심스러웠지만, 아픈 역사일수록 여러 시선으로 기억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김혜자가 편지에서 바란 것은 관객의 마음에 작은 빛이 남는 것이다.

‘여전히 찬란하게’는 21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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