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하는 짧은 활동 기간에도 연주자와 작곡가, 가수로 여러 역할을 했다. 대학생이던 1984년 조용필의 밴드 ‘위대한 탄생’에서 건반을 연주했고, 1986년에는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의 객원 멤버로 활동했다. 그가 노래를 직접 불러 세상에 내놓기로 한 데에는 다른 가수들의 음악 스타일과 맞지 않아 자신의 곡을 반영하기 어려웠던 사정도 있었다.

1987년 8월 발표한 첫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는 수록곡 아홉 곡을 모두 유재하가 작사·작곡·편곡한 작품이다. 타이틀곡은 앨범보다 앞서 조용필의 7집에 실렸고, 〈가리워진 길〉은 김현식의 3집에서 먼저 발표됐다. 클래식 작법에 팝과 록을 섞은 사운드, 엇박자에 놓인 보컬은 발매 당시 ‘음정이 불안정하다’, ‘음악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유재하는 자신의 음악을 굳이 장르로 부른다면 ‘크로스오버’라고 설명했다.
그해 11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한 장뿐인 앨범은 팝 발라드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와 함께 재조명됐다. 신승훈·김동률 등 후배 음악인들이 그의 영향을 받았고, 유재하의 가족은 음반 수익과 성금을 바탕으로 장학재단을 세웠다. 재단은 1989년 10월 서울에서 신인 음악인을 발굴하는 유재하음악경연대회를 시작했다.
대회 참가곡은 미발표 창작곡을 원칙으로 했으며, 싱어송라이터들의 등용문으로 차별화돼 인식되는 경향이 있었다. 대학생만 참가할 수 있었던 조건은 2012년부터 대학생 한 명을 포함한 팀도 참가할 수 있도록 완화됐다. 재정난으로 2005년 한 차례 중단됐지만 이듬해 후원으로 재개됐으며, 2017년 보도는 당시 27회까지 열린 대회가 조규찬·유희열·김연우·스윗소로우 등 300여 명의 음악인을 배출했다고 전했다. 유재하의 음악적 유산은 앨범뿐 아니라 새 창작자를 찾아내는 무대로도 이어졌다.
출처 7
참고 자료
유재하, 한 장의 앨범에서 싱어송라이터 등용문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