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인재를 데려오는 정부의 역할이 비자 문턱을 낮추는 데서 해외 후보를 직접 찾아 연결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연구자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영국·프랑스·싱가포르·중국은 연구자리와 보상, 체류 조건을 묶어 인재 유치에 나섰다.
영국은 글로벌 인재 태스크포스를 통해 해외 후보를 발굴해 대학·연구기관·기업에 연결한다. 올해 1월 인력을 두 배로 늘리고 민간 헤드헌팅 전문가를 투입하기로 했으며, 첫 집중 대상은 AI 인재다.
태스크포스는 비자와 이전 절차, 가족 정착을 지원하고, 5400만파운드 규모의 글로벌 인재 펀드는 연구자가 새 팀을 꾸리는 데 필요한 인력 채용과 장비·시설 비용을 뒷받침한다. 8월까지 연구자 18명의 영국행이 확정됐고, 펀드를 배정받은 12개 기관 모두 해외 연구자를 영입했다.
영국은 8월 6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와 재규어랜드로버 등 연구집약형 기업 100여 곳에도 글로벌 인재 비자를 통한 연구자 유치를 허용했다.
영국으로 옮긴 연구자에는 에너지 시스템을 연구하는 브리오니 듀폰 교수와 양자컴퓨팅을 연구하는 디미트리스 앙겔라키스 교수가 있다. 프랑스의 ‘과학을 위한 프랑스 선택’은 해외 연구자와 현지 기관이 연구계획을 함께 짜면 사업비의 최대 50%를 지원한다.
지원금은 연구책임자 보수뿐 아니라 박사과정 학생·박사후연구원 채용과 장비, 연구실 운영에도 쓸 수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 프로그램에 1억유로를 투입하며, 선정자는 2월 첫 발표 때 33명에서 5월 말 60명 이상으로 늘었다.
싱가포르는 체류자격을 회사가 아닌 개인에게 부여하는 원패스로 여러 기업에서의 근무와 창업을 허용한다. 보유자는 2023년 말 약 3600명, 2024년 말 6300명, 2025년 말 8500명으로 증가했다.
또 2027년 1월 28일부터 신청을 받는 AI·기술 전용 트랙은 월 보수 기준을 3만싱가포르달러로 두되, 현금 고정급여가 최소 2만2500달러면 나머지를 권리가 확정된 스톡옵션이나 직원 보유주식으로 채울 수 있게 했다.
중국은 2025년 10월 K비자를 도입해 일정 요건을 갖춘 외국 청년 과학기술 인재가 중국 내 고용주나 초청기관 없이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대상자는 입국 후 대학·연구소·기업과 교류하거나 창업·사업 활동을 할 수 있다. 고용계약을 체결한 뒤 비자를 받는 대신 먼저 입국해 일할 곳을 찾을 수 있게 한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