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네트워크전에 대비해 도입한 전술다대역다기능무전기(TMMR) 차량형 289대가 전방 부대 창고에 보관돼 있었다.
김병기 국회 국방위원이 육군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장비 가치는 약 430억 원이며, 대당 가격은 최고 1억 6,400만 원이다.
TMMR은 음성과 데이터를 모두 송수신하고, 지휘소가 드론·무인차량·자주포 등에 네트워크로 명령을 전달하는 통신체계다.
함정에도 장착할 수 있어 육·해·공군 합동작전에 활용된다.
창고에 장비가 쌓이기 시작한 시점은 2024년 10월쯤이다.
육군은 신규 전술차량 도입에 맞춰 지난해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설치하려 했지만, 새 차량의 차체 구조가 기존과 달라 TMMR 본체와 안테나를 잇는 2m 연장 케이블이 필요했다.
설치할 부대와 차량을 선별하고 케이블을 확보하는 데 거의 1년이 걸렸다.
그동안 차량은 차량형 TMMR 없이 운행했다.
일부 지휘관은 SNS와 일반 전화로 훈련·작전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보안과 기밀 유지에 문제가 생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육군은 해당 차량에 기존 FM 무전기와 휴대형 TMMR을 운용해 지휘통신에 제한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육군은 최근 한 달 동안 20대를 차량에 설치했고, 올해 말까지 설치 대수를 70대로 늘릴 계획이다.
목표를 달성하면 창고에는 219대가 남으며, 육군은 나머지도 내년까지 모두 장착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군용 장비의 보증 기간은 납품일부터 3년인데, 창고 보관 기간은 최장 2년으로 이 기간에 보증 기간의 3분의 2가량이 소모됐다.
육군은 설치 대기 장비의 보증 기간을 납품일 기준 4년으로 연장하고, 기간이 끝난 뒤에도 업체가 정비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전술차량 도입과 TMMR 사업이 육군본부의 서로 다른 부서에서 별도로 진행된 점을 지연 원인으로 지목했다.
차량은 군수참모부, TMMR은 기획관리참모부가 각각 맡아 도입했으며, 장비 간 호환성 검토가 충분하지 않아 연결 문제가 뒤늦게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육군본부도 지난 6월 내부 공문에서 장비를 납품받고 창고에 보관해 전투무선체계 운용의 완전성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