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나 손주의 운동회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다른 아이의 얼굴뿐 아니라 학교와 생활권까지 노출되는 사례가 일본에서 잇따르고 있다.
일본 남서부 돗토리·시마네현 지역 방송사 산인방송은 15일, 스레드 등 주요 SNS에 어린이 운동회 사진이 연이어 게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에 찍힌 다른 아이의 얼굴을 가리지 않는 것은 물론, 이름표와 학교 간판, 주변 풍경이 그대로 드러나는 게시물도 있다.
이런 단서로 아이가 다니는 학교나 생활 지역을 특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족끼리 추억을 나누려던 게시물이라도 공개 범위를 전체 공개로 설정하면 불특정 다수에게 사진이 노출될 수 있다.
SNS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조부모 세대가 공개 설정을 충분히 살피지 않고 사진을 올리는 경우도 문제로 꼽힌다.
한번 공개된 이미지는 다른 이용자가 저장하거나 다시 게시할 수 있어 원본을 삭제해도 유통을 막기 어렵다.
특히 가정폭력이나 스토킹을 피해 거주지를 숨겨야 하는 가족은 사진에 담긴 학교나 주변 환경만으로도 위치가 드러날 수 있다.
한 학부모는 다른 사람의 SNS 게시물에 아이가 찍혀 전 배우자가 현재 다니는 학교를 알아낼까 두렵다고 호소했다.
아이 사진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성적 콘텐츠 제작에 악용될 위험도 제기된다.
영국국가범죄청(NCA)과 인터넷감시재단(IWF)은 아동 이미지와 AI를 결합한 성적 콘텐츠 관련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며 부모를 위한 보호 지침을 마련했다.
두 기관은 부모 상당수가 자녀 사진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일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계정을 비공개로 설정하고 사진은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만 있는 그룹에서 공유하며, 학교나 스포츠클럽이 아이 사진을 온라인에 게시하려는 경우에는 사전에 게시 여부를 논의하라고 권고했다.
일본 교육 현장에서도 행사 사진을 SNS에 올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지 말라는 당부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을 게시하기 전에는 함께 찍힌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표, 배경에 학교를 알아볼 만한 정보가 있는지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