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무장지대(DMZ)를 찾는 관광객 가운데 외국인이 빠르게 늘고 있다. 파주시에 따르면 DMZ 투어 관광객은 2020년 8186명에서 지난해 53만223명으로 5년 새 약 65배 증가했다. 지난해 외국인은 40만9296명으로 전체의 77.2%를 차지했다. 2020년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1145명으로 전체의 14%였다.
DMZ는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군사분계선에서 남북이 각각 2㎞씩 물러나 설정한 완충지대다.
10월 13일 오전 7시 반 서울 시청역 앞에서 출발한 투어 버스는 오전 10시 35분 파주 통일대교 검문소에 도착했다. 군인이 버스에 올라 여권을 확인했고, 기자를 뺀 탑승객 29명은 모두 외국인이었다. 웨일스에서 온 찰리 씨는 민간인이 들어갈 수 없는 특별한 곳이라 늘 와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1997년부터 외국인 대상 DMZ 투어를 운영한 코스모진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 여행 플랫폼으로 예약하는 20·30대 개별 여행객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K팝과 한국 문화에 관심을 두고 한국을 찾았다가 DMZ까지 오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북미·유럽·호주 관광객은 꾸준하고, 최근에는 아시아 관광객도 늘고 있다는 게 여행사 측 설명이다.
투어는 임진각에서 출발해 북한을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도라전망대와 1978년 발견된 제3땅굴을 차례로 방문한다. 페루에서 온 레슬리 씨는 땅굴이 북한과 500m 떨어져 있다고 들었다며 가까이 갈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도라전망대에서는 관광객들이 개성공단과 대성동·기정동 마을 방향을 망원경으로 살폈다.
한 방문객은 북한 군인의 움직임까지 보인다고 말했다.
관광객을 이끈 것은 북한 주민의 삶에 대한 궁금증이기도 했다. 버스에서 북한이탈주민과 대화하는 시간에는 북에 남은 가족의 처지와 남한 정착 과정, 국적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노르웨이에서 온 마르테 굴베크 씨는 북한 주민의 삶이 궁금했고 탈북민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투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온 엘리아스 씨는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보고 방문했다. 이날 제3땅굴 주차장에는 관광버스 15대가 있었고, 내린 사람들은 대부분 외국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