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투자비를 매출로 회수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14일, 현재 투자 속도가 이어지면 AI 업체들이 2030년 말까지 3조5000억달러 이상의 손실 위험에 놓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 인프라에 올해 약 1조달러, 2027~2030년 추가로 6조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이자를 갚고 수익을 내는 데 필요한 누적 매출은 8조5000억달러다. 가트너가 예상한 매출은 3조6000억달러, 필요한 액수의 42%에 그친다.
매출 증가세 둔화 사례도 나왔다. AI 챗봇 클로드를 만드는 앤스로픽은 14일 3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45% 늘어난 168억달러라고 밝혔다. 직전 분기 상승률 147%와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크게 낮아진 셈이다. GPU를 사서 AI 업체에 빌려주는 네오클라우드 업종도 가트너는 80%가 살아남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설비를 먼저 갖추는 경쟁이 치열해도, 그만큼의 수요와 수익이 따라오지 않으면 투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다.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는 빅테크의 회사채 발행도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알파벳·아마존웹서비스·마이크로소프트·메타·오라클 등 5대 하이퍼스케일러가 올해 약 2500억달러, 내년 4200억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기업으로 자금이 쏠리면 다른 산업의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유럽중앙은행도 우려했다.
투자 열기가 식을 경우 반도체와 경제에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TSMC는 15일 3분기 순이익이 7631억대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9% 늘어 6분기 연속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발표 당일 주가는 2% 하락했다. 삼성전자도 3분기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발표한 당일 주가가 2.4% 내렸다.
반도체가 한국 지난달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AI 관련 투자가 올해 미국 성장의 약 3분의 1을 뒷받침한다는 분석까지 감안하면, AI 투자 회수에 대한 의구심은 기업 실적을 넘어 세계 경제의 취약성과 맞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