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수인산과 병영성, 산성과 조선 군사도시의 역사

정주행중 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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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과 장흥의 경계에 솟은 수인산(564m)은 산행지인 동시에 여러 시대의 흔적을 간직한 곳이다.

능선을 따라 6km에 이르는 수인산성은 고려시대 왜구의 침입에 대비해 쌓은 것으로 추정되며, 드물게 내성과 외성을 함께 갖췄다.

사방이 가파른 절벽으로 둘러싸인 지형 덕분에 전란 때는 보성·장흥·강진의 백성이 피란처로 삼았다.

정상 노적봉의 봉수대는 장흥 억불산에서 받은 신호를 전라병영성으로 전달하는 중계 역할을 했다.

강진 병영면의 병영성은 조선시대 군사도시의 중심이었다. 1417년 광산현에 있던 군영을 옮기면서 ‘병영’이라는 지명이 생겼다.

태종 이방원 곁에서 활약한 무장 마천목이 초대 전라 병마절도사로 임명돼 병영성을 축조했다.

읍지 기록에 따르면 성 주변 인구는 3,000여 가구, 2만 명으로 추정됐고 성 안에는 군병과 관아 인력 약 1,000명이 살았다.

군수업을 바탕으로 상업도 번성해 ‘북에는 개성상인, 남에는 병영상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병영성은 약 500년 동안 백성을 지켰지만, 1894년 동학농민군 3만여 명에게 함락됐다.

성 안 건물 대부분이 불타고 성곽도 오랫동안 방치됐다.

1997년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뒤 복원이 진행돼 현재는 전체 길이 1,060m, 높이 3.5m의 성곽과 치성, 옹성, 남문, 진남루 등을 볼 수 있다.

수인산성 서문 부근 비석바위에는 ‘광양현감’이라는 글씨와 전라 병마절도사, 지방 수령·무관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산행은 홈골저수지에서 수인사와 서문, 비석바위를 지나 북문 갈림길에 이른 뒤 정상에 올랐다가 갈림길로 되돌아와 북문을 거쳐 하산하는 7km 코스가 대표적이다.

약 4시간 걸리며, 정상은 갈림길에서 300m가량 떨어져 있지만 길이 가파르다.

정상에서는 북쪽의 무등산, 서쪽의 월출산, 동쪽의 득량만 등을 조망할 수 있다.

단풍철에는 남문 쪽으로 크게 돌아 병풍바위와 성벽을 볼 수 있고, 도둑골 방향으로 내려서면 장흥호에 비친 산 풍경이 펼쳐진다.

장흥 쪽에서는 구룡마을에서 수미사·계관암·수리봉을 거쳐 수인산 정상에 오른 뒤 홈골저수지를 지나 지로마을로 내려가는 12km 코스도 있다.

약 6시간이 걸리는 이 길의 수미사는 고려 후기 고승 원감국사 충지가 말년에 머문 곳이다.

절 뒤에는 제자들이 조성한 높이 6m의 마애여래좌상이 있다.

홈골저수지 입구에는 승용차 4~5대가 주차할 수 있지만 대형버스는 진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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