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공부 노력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인식 차이가 국가별 학업 성적 격차와 관련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파리도핀대와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공동 연구진은 61개국 15세 학생 75만여 명의 자료를 분석해 국제 학술지 ‘PNAS 넥서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OECD가 2012년과 2018년에 실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문항에 학생들이 얼마나 동의했는지 살폈다.
조사 결과, 61개국 모두에서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공부를 위해 노력하는 일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이 차이는 가정 형편이나 부모의 교육 수준, 한부모 가정 여부와 관계없이 나타났다. 격차의 크기는 국가마다 달랐다.
학생 답변을 표준화한 지표에서 한국의 남녀 차이는 0.05로 가장 작았고, 가장 큰 노르웨이는 0.36이었다. 한국의 격차는 노르웨이의 7분의 1 수준으로, 성별에 따른 노력 인식이 비슷했다. 동아시아·동남아시아는 대체로 차이가 작고 북유럽은 큰 편이었으며, 경제적으로 발전한 나라일수록 격차가 커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노력을 덜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일수록 남학생의 상대적 학업 성적이 낮고, 대학생 가운데 남학생 비율도 낮은 경향이 있었다. 이런 관계는 특히 읽기 능력에서 두드러졌지만,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에서는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가 보여준 것은 노력 인식과 성적 지표 사이의 관련성이며, 인식 차이가 성적 격차를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진은 남학생의 학업 성취를 높이려면 타고난 재능보다 노력과 학습을 통해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