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15일 7.57% 급락하자 온라인에서는 국민연금에서 240조원이 사라졌고, 기금 고갈이 2045~2047년으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글이 퍼졌다.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높여 국민연금이 고점에서 주식을 팔지 못하게 했다는 주장도 함께 나왔다. 실제 정책 결정과 확인되지 않은 손실·고갈 전망을 나눠 볼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 비중이 14.9%에서 20.8%로 오른 것은 사실이다. 기금운용위원회는 5월 28일 이를 결정했고, 앞서 1월 26일에는 국내주식 비중이 허용범위를 넘어도 기계적으로 매도하지 않도록 리밸런싱을 6월 말까지 한시 유예했다. 다만 목표 비중 상향은 그만큼 새로 주식을 샀다는 뜻이 아니다.
주식시장 규모와 보유 비중, 대규모 매도가 시장에 줄 충격 등을 고려한 조치였다는 게 국민연금 측 설명이다.
매도를 전면 금지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 유예는 6월 말 끝났고, 이후 하루 최대 리밸런싱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규칙을 조정했다.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 등은 국내 시장에서 6월 약 2조1000억원을 순매도하고 7월 약 7358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국민연금 단독 매매액은 아니다.
외국인의 이달 코스피 순매도 약 17조8000억원은 확인되지만, 국민연금 정책이 외국인의 매도를 가능하게 했다는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다.
손실액 240조원도 15일 현재 공식 집계가 아니다. 공개된 최신 월간 실적은 7월 말 기준으로, 기금 적립금은 6월 말보다 약 181조4000억원 줄었고 국내주식 평가액은 약 124조원 감소했다. 이는 시장가격에 따른 평가액 변동이지 전부 확정된 손실은 아니다.
1~7월 누적 운용수익률은 14.84%, 국내주식 수익률은 60.11%로 플러스였다. 7월 이후 하락을 반영한 정확한 평가액은 실제 보유·매매 내역과 해외자산 가치 등을 계산해야 알 수 있다.
고갈 연도를 2045~2047년으로 제시한 주장에도 재정추계 근거가 없다. 2055년은 2023년 재정계산의 전망이며, 2025년 연금개혁을 반영한 정부 추계는 2064년, 국회예산정책처 추계는 2065년이다.
기금이 소진되면 보험료 수입이나 국가 재정 지원 등을 통해 지급해야 하므로 소진이 곧 연금 지급 중단을 뜻하지도 않는다. 다만 국내주식 비중 조정이 위험 관리에 적절했는지는 별도로 검증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