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이 미국 원전 설계기업 웨스팅하우스에 조 단위 투자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삼성·현대·두산 등 국내 기업으로 이뤄진 ‘팀 코리아’의 투자 규모는 최대 4조원으로 거론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도 컨소시엄 참여를 살피고 있으며, 기업별로 수천억원을 출자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확정된 투자가 아니라 검토 단계다.
투자 논의는 한미 양국이 대미투자 협의를 통해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다. 사업 추진을 위해 한국 측 민간 컨소시엄이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를 확보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기업들은 지분 참여를 발판으로 미국 원전 공급망에 들어가고 후속 사업 수주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따져보고 있다. 다만 지분을 확보한다고 설계·조달·시공(EPC) 참여나 기자재 공급 물량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SK의 관심은 원전 투자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미국 원전기업 테라파워에 총 2억5000만달러를 투자했고, 이후 차세대 비경수형 소형모듈원자로(SMR) ‘나트륨’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해왔다.
테라파워를 통해 차세대 원전을 공략해온 SK가 웨스팅하우스 투자로 대형 원전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커지고 안정적인 공급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점도 투자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투자 성과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원전 사업은 정부 간 협상과 인허가, 수출금융, 기술·지식재산권 문제에 영향을 받는다. 지분 가치 상승이나 배당만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컨소시엄에서 SK가 맡을 역할과 계열사별 출자 구조, 기업 간 사업 배분에 따라 수익과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