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박물관 큐레이터, 한국적 정체성 조명…세대마다 새롭게 빚어진 ‘한국다움’

산책하는귤 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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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해를 돕는 일러스트
내용 이해를 돕는 일러스트 · 소재: Microsoft Fluent Emoji

대영박물관에서 한국 미술의 2,000년을 돌아보는 전시 ‘Korea: 2,000 Years of Creativity’가 10월 1일 문을 열었다. 한국 소장품 담당 큐레이터 김상아가 이끄는 전시는 ‘무엇이 한국적인가’라는 질문에 하나의 고정된 답을 내놓기보다, 한국다움이 세대마다 새롭게 만들어져 왔다는 관점을 펼친다.

김 큐레이터는 한국적인 특징은 작품을 가까이 들여다볼 때 드러나는 미묘한 결이며, 외부 세계에 열린 태도와 정체성은 함께 진화해 왔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조선 왕조 같은 시대명 대신 네 쌍의 단어로 역사를 구성한다. 초기 철기시대부터 통일신라까지는 ‘부와 권력’, 고려는 ‘지혜와 아름다움’, 조선은 ‘학문과 즐거움’, 20세기부터 현재까지는 ‘개성과 공동체’다.

신라 금동 신발과 6세기 보살삼존상, 고려 상감청자와 금은자 사경, 한글로 찍은 1459년 불교 문헌과 ‘해와 달과 다섯 봉우리’ 병풍이 시대별 이야기를 구체화한다. 불교 조각의 대륙과 다른 도상, 고려청자의 새로운 장식법,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에서도 시대에 따라 달라진 한국적 표현을 살펴볼 수 있다.

조셉 호퉁 그레이트 코트 갤러리에서 내년 1월 31일까지 열리는 전시에는 약 100점이 소개되며, 대부분은 고 이건희 삼성 회장 컬렉션에서 나왔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빌려준 작품 가운데 국보 10점과 보물 13점이 포함됐고, 상당수는 영국에서 처음 공개된다.

워싱턴에서 약 8만 명, 시카고에서 11만5,000명이 관람한 순회전의 세 번째 개최지이며, 대영박물관에서 한국을 주제로 한 대규모 전시가 열린 것은 40여 년 만이다.

정선의 1751년작 ‘인왕제색도’는 실제 서울 풍경을 그린 진경산수화의 대표작이다. 김 큐레이터는 한국 관람객이 그림 속 장소를 알아보고 그 정서를 가깝게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 안내문은 ‘해와 달과 다섯 봉우리’ 병풍과 호랑이·까치 그림을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이미지와 연결한다.

대중문화가 옛 미술을 만나는 입구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오디오 가이드는 배우 이병헌과 예린 하가 맡았으며, 이병헌은 대영박물관 전시의 첫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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