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해운대구 A고등학교가 2학년 화학 중간고사를 다시 치르기로 했다. 학교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실시한 2학기 중간고사에서 EBS 교재 문항과 거의 같은 문제가 다수 발견됐기 때문이다.
학교 조사 결과 담당 교사는 출제 과정에서 EBS 문항을 인용했고, 시교육청 지침을 위반한 문항은 10개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시험 뒤 학생과 학부모의 이의 제기가 이어졌다. 특정 학원을 다닌 학생은 문제를 맞혔지만 다니지 않은 학생은 맞히지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관련 민원은 국민신문고에도 접수됐다. 학교는 문항의 변형 정도가 미흡해 특정 교재 학습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시교육청 지침은 시판 참고서 문제를 그대로 싣거나 일부 바꿔 출제하는 것을 금지한다. 학교는 이에 따라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훼손됐다고 보고 재시험을 결정했다.
담당 교사는 문항을 그대로 옮긴 게 아니라 나름대로 변형했다고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는 특정 학원과의 관련 의혹에는 선을 그으며, 해당 학원에서 동일한 EBS 교재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시험은 15일 해당 과목 수강자 118명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공정성을 위해 같은 교과 교사 전원이 협의해 새 문항을 출제한다. 다만 담당 교사는 비리에 연루된 사안이 아니고 해당 과목을 맡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수업과 문항 출제에서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았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재시험 부담을 주게 돼 미안한 마음이라며, 문항을 엄격히 검토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교육청은 학사 관리 현황을 파악하고 재시험 진행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재시험이 끝난 뒤 절차에 따라 출제 지침 위반에 대한 행정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