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가 만든 목소리로 부른 노래가 멜론 차트 상위권에 오르면서, 창작자의 몫과 저작권을 어디까지 인정할지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머무루의 ‘내가 그린 어른’은 6월 공개된 뒤 한국 소셜미디어의 숏폼 영상 배경음악으로 널리 쓰이며 인기를 얻었고, 보도 당시 멜론 Top 100에서 3위를 기록했다.
앨범 설명에 따르면 보컬은 생성형 프로그램 수노(Suno)로 만들었으며, 머무루는 가사와 전체적인 제작 방향을 맡았다. AI를 상상력을 현실로 옮기는 도구이자 동반자로 여긴다는 창작자의 설명은, 사람과 AI의 역할이 한 곡 안에서 어떻게 나뉘는지를 보여준다. 반응은 엇갈린다.
사람이 작곡과 가사, 방향 설정을 책임졌다면 AI 활용 자체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AI 음악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사용 사실을 더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조선힙합의 ‘마음의 숲’도 멜론 Top 100 89위에 올랐는데, 이 곡은 사람이 콘셉트와 가사를 만들고 AI가 작곡과 보컬을 맡았다.
같은 AI 보조 제작이라도 기여 방식은 서로 다르다. 한국의 현행 저작권 체계는 사람의 창작적 기여를 보호하고, AI가 전적으로 생성한 결과물 자체는 저작권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8월, 사람이 창작 과정에서 ‘실질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한 AI 보조 작품을 등록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창작자가 사용한 도구와 활용 범위, 자신의 기여 내용을 공개하도록 했지만,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고 인간의 창작 비중을 객관적으로 판별할 방법이 없다는 비판 속에 22일 만에 철회했다.
가사 작성과 AI 작곡처럼 역할이 선명한 경우도 있지만, 여러 단계에서 프롬프트를 반복하고 결과물을 고치는 작업은 기여도를 단순히 나누기 어렵다. 공개 내용에 따라 인간과 AI의 몫을 판단하게 될 수 있다는 업계 지적도 나왔다.
기준을 세우려면 창작자의 통제 정도뿐 아니라, AI 학습에 쓰인 기존 음악의 창작자를 어떻게 보호할지도 함께 다뤄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