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 수상자의 비대칭 유기합성 연구, 생명체 비대칭의 기원에 실마리

산책하는귤 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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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노벨화학상은 비대칭 유기합성에서 비선형 효과와 자기촉매를 밝혀낸 앙리 카간 프랑스 파리사클레대 명예교수와 소아이 겐소 일본 도쿄이과대 명예교수에게 돌아갔다.

두 연구자는 거울상 분자를 만드는 반응에서 작은 비대칭이 크게 증폭될 수 있음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보였다.

이 연구는 특정 형태의 분자를 선택적으로 합성하는 원리를 설명하고, 생명체의 분자 편향이 생긴 과정에도 실마리를 제공한다.

분자는 원자와 결합 순서가 같아도 입체 배열이 서로 거울상인 두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이런 성질을 키랄성이라고 한다.

두 형태는 생체 안에서 효소나 수용체와 결합하는 방식이 달라 작용도 달라질 수 있다.

생명체의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은 대부분 왼손형이고, DNA와 RNA의 당은 오른손형이다.

화학자들은 키랄 촉매로 반응 방향을 유도하지만, 촉매 두 형태의 비율 차이가 생성물에 그대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카간은 1986년 촉매의 작은 비대칭이 생성물에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음을 보였다.

촉매의 두 형태가 75 대 25여도 생성물은 90 대 10이 될 수 있다.

촉매와 생성물의 비율이 단순한 비례관계를 따르지 않는 이 현상이 비선형 효과다.

소아이 연구팀은 1990년 디알킬아연 화합물과 피리딘-3-카르발데하이드의 반응에서 키랄 생성물이 스스로의 생성을 촉진하는 비대칭 자기촉매를 발견했다.

이어 1995년 피리미딘 계열 화합물을 이용해 한쪽 형태의 비율이 높아지는 증폭을 구현했다.

2003년에는 자기촉매 반응을 세 차례 거쳐 거의 반반이던 혼합물에서 한쪽 형태의 비율을 99.75% 넘게 끌어올렸다.

처음에 절반을 조금 넘었던 쪽 분자의 양은 약 63만 배로 늘었다. 분자 방향의 차이는 의약품의 효과와 안전성에 중요하다.

이부프로펜의 통증·염증 완화 작용은 주로 S형이 담당하며, 파킨슨병 치료제 L-DOPA와 거울상인 D-DOPA는 같은 치료 역할을 하지 못한다.

1950~1960년대 수면제와 입덧 치료제 등으로 쓰인 탈리도마이드는 심각한 태아 기형을 일으켰다.

이후 S형이 기형 유발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몸속에서 R형과 S형이 서로 바뀌는 라세미화가 일어나므로 한쪽 형태만 사용하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신약 개발에는 각 형태의 약효와 독성뿐 아니라 체내 전환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

키랄성 제어는 향료와 식품, 농약, 기능성 화학물질 제조에도 쓰인다.

특정 방향의 원편광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성질을 디스플레이·광학센서·위조 방지 기술에 활용하거나, 전자의 스핀을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특성을 차세대 전자소자와 양자기술에 적용하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생명체 분자의 편향이 처음 생긴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오는 원편광, 광물 표면, 운석을 통해 유입된 유기물 등이 초기 비대칭을 만들었을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두 수상자의 연구는 작은 비대칭이 커질 수 있는 원리를 보여주지만, 최초의 비대칭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는 남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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