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델이나 촬영장을 섭외하지 않고 만든 가상 인플루언서가 소셜미디어에서 주목받았다. 아시아경제가 소개한 ‘하시엔다’는 긴 흑갈색 머리와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한 25세 한국인 여성으로 설정됐다. 기자가 챗GPT 워크에 외모와 옷차림을 설명하는 프롬프트를 입력해 얼굴과 전신 이미지를 만드는 데 3분이 걸렸다.
편안한 옷을 무심하게 입는 슬래커코어 스타일에 양쪽 눈동자 색이 다른 오드아이를 더한 캐릭터 제작에는 1.125토큰, 1500원이 들었다. 이후 AI 콘텐츠 제작 플랫폼 힉스필드에서 참고 영상과 함께 을지로의 빈티지한 거리에서 포즈를 취하는 영상을 요청하자 1080p 릴스가 완성됐다.
영상 제작에는 10분과 88토큰, 9500원이 들었다. 릴스 2개와 프로필 사진을 올린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드는 데까지 총 1시간 남짓 걸렸고, 계정은 생성 하루 만에 조회 수 5000회를 넘겼다. 촬영 장비나 출연진 없이도 인물과 배경을 구현할 수 있어 개인과 소규모 제작자의 콘텐츠 제작 부담을 낮춘다.
미국 디지털 마케팅 업체 퍼스트페이지세이지가 8월 공개한 ‘2026 AI 콘텐츠 제작 보고서’에 따르면 게시글·캡션에 AI 생성 문구가 포함된 것으로 분류된 비율은 최근 5년간 링크드인 7%에서 54%, 엑스 5%에서 41%, 페이스북 6%에서 38%, 인스타그램 4%에서 29%, 틱톡 2%에서 23%로 높아졌다.
미국 숏폼 플랫폼 런치포인트는 AI 제작 플랫폼들과 연계해 AI 영상을 SNS에 게시한 제작자에게 조회 수에 따라 보상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보상은 1000뷰당 1달러이며, 영상 한 편당 최대 2000달러다. 해외 AI 인플루언서 진 필은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24만 명을 넘었고, 캐릭터와 연결된 밈 코인도 등장했다.
제작이 쉬워진 만큼 권리와 신뢰를 확인하는 절차는 과제로 남는다. 힉스필드는 사진·영상이 이용자 소유이며 얼굴 사용 허가를 받았는지 묻는 조항을 팝업으로 제시하지만, 소유권이나 동의를 입증하는 별도 절차는 두지 않았다. 인스타그램의 AI 크리에이터 여부와 생성물 표시도 이용자가 직접 설정한다.
조회 수 중심의 보상은 저품질 콘텐츠인 ‘AI 슬롭’의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실존 인물의 얼굴과 목소리, 작품을 무단으로 활용할 위험도 있다.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는 사람이 기획과 창의적 판단을 맡고 AI가 제작·편집을 지원하는 협업이 생산성과 글로벌 확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하며, AI 콘텐츠의 신뢰성과 창작자 보상을 함께 높이는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