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채 가격이 급락했는데도 투자자금은 오히려 몰렸다.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 인공지능(AI) 기업들의 대규모 채권 발행이 금리를 밀어 올리자 투자자들은 높아진 이자 수익에 주목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EPFR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국 국채펀드에는 올해 3분기 593억달러가 순유입됐고 10월에도 약 140억달러가 더 들어왔다. 합계는 733억달러, 약 104조원이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올해 1.06%포인트 올라 5.24%에 이르렀고, 지난주에는 5.36%까지 치솟아 2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은 내려가지만, 새로 사는 투자자는 더 높은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
시장이 예상하는 향후 10년 평균 물가상승률 약 2.35%를 빼도 기대 실질 수익률은 약 2.9%다. 지난 7일 390억달러 규모의 10년물 입찰에서 프라이머리 딜러의 낙찰 비중이 2003년 이후 최저였던 것도 최종 투자자들의 수요가 강했음을 보여준다.
블랙록은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과도하다고 보고 만기에 관계없이 국채를 매입하고 있으며, 아문디도 미국 국채 비중을 늘렸다. 핌코의 댄 이바신 CIO는 높은 주식 가치평가와 좁은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를 고려할 때 국채가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PGIM 크레딧의 그렉 피터스 공동 CIO는 10년물 금리가 5%를 넘으면 중장기 보유에 좋은 조건이라고 밝혔다. 주식 60%, 채권 40%를 담는 ‘60대 40’ 전략도 다시 거론된다. 초저금리 때는 채권 이자가 미미했지만, 지금은 이자 수익이 가격 하락 손실을 일부 완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높은 금리가 모든 만기의 국채를 똑같이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만기가 길수록 금리 상승 때 가격 하락 폭이 커질 수 있어, 모건스탠리 투자운용의 비샬 칸두자는 10년 이하 국채에는 긍정적이지만 20~30년물에는 확신이 낮다고 밝혔다.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남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과 만기별 위험을 함께 따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