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해 생산능력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객사들은 2029년과 2030년에 사용할 장비를 미리 주문하는 데도 강한 관심을 보인다. 첨단 장비는 주문부터 인도까지 1년 이상 걸려, ASML은 고객사의 투자 계획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
크리스토프 푸케 최고경영자(CEO)는 현지시간 14일 3분기 실적 발표 영상에서 고객사들이 매일 장비를 더 공급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밝혔다.
ASML은 7월 2027년과 2028년 생산능력을 각각 30%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푸케는 2028년 주문 증가세를 감안하면 기존 계획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 생산능력을 추가로 높일 방안을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는 지난달 대규모 증설 공사가 시작됐다. 다만 1단계 공사가 완료되는 2029년 전까지 공급을 늘릴 방안도 필요하다. 로저 다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존 장비를 업그레이드하고 처리량이 높은 신형 장비를 판매해 공급 부족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TSMC·인텔이며, 일론 머스크의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 테라팹이 만들 기회도 ASML이 검토하고 있다.
ASML의 3분기 순이익은 49억6000만유로, 순매출은 117억유로였다. 회사는 4분기 매출을 142억~152억유로로 제시했고, 연간 매출 전망은 기존 최소 430억유로에서 440억~450억유로로 올렸다.
3분기 신규 시스템 장비 매출에서 한국이 최대 시장이었으며, 중국은 올해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 장비 수요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TSMC는 High-NA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 양산을 각각 2028년과 2030년에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지난달 이 기술로 웨이퍼 100만 장 이상을 가공했다고 발표했다.
ASML은 장비 가격도 2027년부터 올릴 계획이며, 인상 효과는 2028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KBRA의 고든 커 전략가는 실적이 반도체 수요와 인프라 투자가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