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는 인수합병(M&A)을 사실상 경영 정상화의 유일한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10월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67개 점포와 본사·온라인사업부문을 대상으로 M&A를 추진하고, 이와 별도로 폐점 대상인 자가 점포 19곳의 부동산을 매각해 채권 변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인수자 확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형마트 시장의 성장 정체와 홈플러스의 재무 부담에 더해, 인수 뒤에도 상품 매입과 점포 운영에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매각 조건뿐 아니라 추가 투자 부담도 협상의 쟁점이 될 수 있다.
홈플러스는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지원받았지만 납품업체와의 신용거래가 회복되지 않아 상품 확보와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주연 대표는 10월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신거래로 재고와 매출을 늘리는 것이 계획이었지만, 현실은 선지급과 현금거래만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매출 증가가 제한돼 궁극적으로 M&A가 계획대로 진행돼야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10월 말 인수의향서를 받아 M&A를 신속히 진행하고 채권을 상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인수 후보나 협상 진척 상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매각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의 대책을 묻는 질의에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우발채무와 대형마트 영업규제도 잠재 인수자가 고려해야 할 불확실성이다.
경영 정상화 지연으로 노동자와 입점업체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10월 7일 본사와 점포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시행을 안내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미지급 급여와 추석 상여금, 법정 퇴직금만 희망퇴직 조건으로 제시됐다며 반발했다.
노조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 노동자 수는 지난해 3월 1만9399명에서 올해 9월 9121명으로 줄었다. 노조는 M&A 성사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MBK파트너스의 추가 운영자금 지원과 정부의 인수자 발굴 참여를 요구했다.
국정감사에서는 MBK의 책임 문제도 거론됐다. 조 대표는 회생절차 시작 이후 주주사가 약 500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MBK는 지난달 14일 보유 지분 전량을 무상소각해 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잃었지만, 회생절차와 관련한 재무적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인수자 확보는 매출 회복뿐 아니라 채권 변제와 고용 유지에도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