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코엑스에서 14일 개막한 ‘SEDEX 2026’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E를 선보였다. 16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300개 기업이 888개 부스를 마련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HBM4E는 핀당 최대 16Gbps 수준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목표로 한다.
AI 가속기의 연산 성능이 높아질수록 필요한 데이터를 빠르게 공급하는 메모리의 중요성도 커진다.
삼성전자는 HBM4E를 국내에서 처음 공개하고 4나노 공정 기반 베이스 다이도 함께 전시했다. 지난 5월에는 6세대 10나노급 D램과 4나노 로직 다이를 적용한 48GB·12단 샘플을 세계 최초로 출하했다고 밝힌 바 있다.
D램 제조와 파운드리 역량을 결합해 메모리와 베이스 다이를 함께 설계·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SK하이닉스는 HBM4E와 별도로 HBM 이후를 겨냥한 고대역폭플래시(HBF)를 제시했다. HBF는 D램 대신 낸드플래시를 수직으로 쌓고 실리콘관통전극(TSV)으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같은 세대 HBM의 절반 수준 대역폭을 확보하면서 저장 용량은 약 10배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AI 추론에서는 이전에 처리한 정보를 저장했다가 다시 읽는 작업이 많아 대용량 메모리 수요가 커진다. 낸드는 D램보다 응답 속도가 느리고 기록 횟수에도 제약이 있지만, 읽기 중심인 추론 작업에 적용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안현 SK하이닉스 사장은 특정 AI 모델에서 데이터 읽기 작업량이 쓰기보다 약 30만 배 많은 사례를 들었다.
AI가 앞서 처리한 정보를 보관하는 KV 캐시의 규모가 커지면 데이터를 여러 메모리 계층에 나눠 저장하고 옮기는 과정에서 병목과 전력 소모가 늘 수 있다. 안 사장은 메모리 성능뿐 아니라 계층 간 데이터 이동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2030년 AI 인프라 성능 규모가 올해보다 약 20배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샌디스크와 HBF 표준화 협력에 착수했고, 올해 규격 초안인 ‘스펙 0.7’을 공개했다. 구글 등 클라우드·AI 반도체 기업도 논의에 참여했으며, 회사는 내년 1월 최종 규격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