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llenges]
맨시티와 달리 PSG의 막대한 카타르 후원금은 왜 프랑스에서 추가 조사받지 않았나?
2018년 ‘풋볼리크스(Football Leaks)’는 맨체스터 시티와 PSG가 재정적 페어플레이를 어떻게 우회했는지, 그리고 이후 UEFA로부터 그다지 엄격하지 않은 처벌을 받았는지를 폭로했다. 8년이 지난 지금, 잉글랜드 구단은 프리미어리그로부터 114건의 재정 규정 위반 혐의를 받으며 전례 없는 스캔들에 휘말렸다. 반면 똑같이 무거운 사안을 안고 있던 프랑스 챔피언 PSG는 DNCG로부터 별다른 문제를 제기받지 않았다. 프랑스 축구의 재정 감시기관은 눈을 돌렸다.
2026년 10월 2일 12:00
오는 10월 14일 PSG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하기 위해 에티하드 스타디움으로 향한다. 경기장에서는 유럽 챔피언인 파리 구단이 유럽 최고의 팀 가운데 하나를 다시 만난다.
맨시티는 현재 잉글랜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10년 동안 팀을 이끌었던 전설적인 감독 펩 과르디올라가 떠났음에도 그렇다. 스포츠적인 측면에서는 시티의 모든 것이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VIP석 쪽에서는 샴페인의 김이 빠졌고, 맛은 형편없는 사과주처럼 변해버렸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구단 가운데 하나인 맨체스터 시티는 절벽 끝에 서 있다.
Deloitte에 따르면 맨시티는 2025년 €829.3m의 수익을 기록했다.
지난 화요일 프리미어리그는 2023년 2월 조사를 맡긴 독립위원회 보고서의 첫 번째 버전을 공개했다. 위원회는 맨체스터 시티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14건의 재정 규정 위반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보고서에는 “위장된 금융 구조”, “허위 상업 계약”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며, 관련 금액은 총 €1bn에 달한다.
아직 제재는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잉글랜드에서는 이미 사냥이 시작됐다.
시티의 경쟁 구단들은 유죄 판단을 받은 맨시티를 어떻게 처벌해야 할지를 두고 온갖 방안을 내놓고 있다. 대규모 승점 삭감, ‘빼앗은’ 우승 타이틀 반환, 심지어 챔피언십으로의 즉각적인 강등까지 거론된다.
언론 역시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The Independent의 칼럼니스트 미겔 델라니는 이를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미겔 델라니
“스포츠 스캔들 역사상 가장 정교한 산업 규모의 부정행위 시스템일 가능성이 있다.”
맨체스터 시티와 2018년 ‘풋볼리크스’
그렇다고 이번 독립위원회 보고서에 완전히 새로운 폭로가 많이 담긴 것은 아니다.
2018년 프랑스에서는 Mediapart가 공개한 ‘풋볼리크스’를 통해, 거리낌 없는 ‘시티즌스(Cityzens)’ — 맨시티 선수·관계자·팬을 가리키는 별칭 — 가 사용한 재정 도핑(financial doping) 구조가 이미 상세하게 분석됐다.
2008년 9월 아부다비 유나이티드 그룹(ADUG)이 맨체스터 시티를 인수했을 당시, 새 에미리트 구단주들은 매우 빠른 속도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싶어 했다.
그들이 인수한 맨시티는 당시 32년 동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 낡은 이미지의 구단이었다. 그들은 맨시티를 챔피언스리그를 대표하는 보석 같은 구단으로 만들고자 했다.
문제는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흐얀과 그의 측근들에게 하나의 장애물이 있었다는 점이다.
프리미어리그와 UEFA가 구단주가 구단이 벌어들이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쓰는 것을 제한하는 재정적 페어플레이 규정을 도입한 것이다.
2018년 ‘풋볼리크스’는 맨체스터 시티가 이 장애물을 어떻게 우회한 것으로 보이는지를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폭로했다.
당시 Mediapart는 기사 제목에서 이를 이렇게 요약했다.
Mediapart
“맨체스터 시티에서는 구단주가 스폰서에게 돈을 줘 구단을 후원하게 한다.”
[Football Leaks를 통해 공개된 맨체스터 시티 내부 자금 조달 자료. 에티하드 등 스폰서를 통한 자금과 ADUG의 직접 자금이 구분돼 있다] / 자료: Football Leaks
※ 원문에 없는 추가 이미지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로 에티하드 항공을 보자.
에미리트 항공사인 에티하드는 맨시티의 유니폼 스폰서였고 경기장 이름에도 자사의 명칭을 붙였다.
2013년 에티하드는 맨체스터 시티에 £35m(약 €41m)짜리 거액 수표를 끊은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풋볼리크스’에 따르면 이는 눈속임이었다.
실제로 에티하드가 부담한 금액은 훨씬 적은 £8m에 불과했다. 나머지 £27m은 구단을 소유한 투자회사 ADUG가 비밀리에 채웠다는 것이다.
인판티노, 시티와 PSG가 중징계를 피하도록 움직였다는 의혹
2018년 ‘풋볼리크스’가 지목한 구단은 맨체스터 시티만이 아니었다.
두 번째 구단은 파리 생제르맹이었다.
PSG가 2011년 카타르 자본에 인수됐을 당시 새 구단주들 역시 맨시티의 에미리트 구단주들과 같은 문제에 직면했다.
인수 전까지 유럽대항전 트로피가 단 하나뿐이었던 팀을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돈을 투입하면서도, 겉으로는 재정적 페어플레이를 준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다만 PSG 경영진은 맨시티와 다른 방식을 택했다. 스폰서가 내야 할 돈을 직접 보충하는 대신, 스폰서 계약의 가치를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2012년 PSG와 카타르 관광청이 체결한 ‘카타르 이미지 홍보’ 계약서 일부] / 자료: EIC·Mediapart
※ 원문에 없는 추가 이미지입니다.
2012년 8월 PSG와 카타르 관광청(QTA)은 5년간 €1.075bn 규모의 기록적인 ‘카타르 이미지 홍보’ 계약을 체결했다.
그 정도 금액을 지급한 것에 비하면 QTA가 요구한 대가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스폰서 이름은 PSG 유니폼에조차 등장하지 않았고, 파르크 데 프랭스의 광고판을 도배한 것도 아니었다.
UEFA가 의뢰한 전문가들은 2012-13시즌 당시 QTA가 PSG로부터 받은 상업적 혜택의 실제 가치가 약 €3m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QTA가 실제 지급한 금액은 그보다 €197m 많은 €200m이었다.
[2018년 UEFA의 재정적 페어플레이 심사를 받기 위해 니옹 UEFA 본부에 도착한 PSG 경영진] / 사진: Fabrice Coffrini/AFP
※ 원문에 없는 추가 이미지입니다.
UEFA는 결국 제재에 나섰다. 당시 이 과정을 주도한 인물은 UEFA 사무총장이었던 잔니 인판티노였다. 현재는 논란이 많은 FIFA 회장이 된 인물이다.
‘풋볼리크스’의 내부고발자 후이 핀투는 지난 수요일 X에 이렇게 주장했다.
후이 핀투
“그는 맨체스터 시티와 PSG가 기껏해야 벌금 정도만 받도록 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 깊은 조사를 피했고, 그 조사가 진행됐다면 두 구단 모두 챔피언스리그에서 퇴출될 수도 있었다.”
실제로 당시 맨체스터 시티와 PSG가 받은 벌금은 €60m에 불과했다. 그중 €40m은 조건부였으며, 이른바 ‘모범적인 행동’을 보일 경우 돌려받을 수 있었다.
두 구단은 상당히 가볍게 빠져나간 셈이었다. 적어도 맨체스터 시티에게는 오늘날까지 그랬다.
2018년 12월, 즉 ‘풋볼리크스’가 공개된 지 몇 주 만에 프리미어리그는 맨체스터 시티에 대한 자체 조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 조사는 이번 화요일 공식적으로 확인된 114건의 재정 규정 위반으로 이어졌다.
DNCG는 재정적 페어플레이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프랑스 당국은 같은 수준의 호기심을 보이지 않았다.
프랑스 축구의 재정 감시기관인 DNCG(Direction nationale du contrôle de gestion)는 ‘풋볼리크스’와 UEFA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PSG의 이른바 재정 도핑 가능성을 두고 추가 조사를 개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프랑스 프로축구 재정 감시기관 DNCG의 장마르크 미켈레르 회장] / 사진: A. Réau/L'Équipe
※ 원문에 없는 추가 이미지입니다.
2017년부터 DNCG 회장을 맡고 있는 장마르크 미켈레르(Jean-Marc Mickeler)는 Challenges에 이렇게 설명했다.
장마르크 미켈레르
“PSG는 다른 모든 프랑스 프로 구단과 마찬가지로 매 시즌 DNCG의 검사를 받습니다.”
“풋볼리크스가 DNCG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공개한 것은 아닙니다.”
“QTA 계약은 2012년 12월부터 공개돼 있었고, 우리가 발간한 보고서에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UEFA가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본 QTA 계약을 DNCG는 어떻게 아무런 흠이 없는 계약으로 볼 수 있었을까?
미켈레르는 이렇게 답했다.
장마르크 미켈레르
“우리의 임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DNCG는 한 구단이 자신이 부담한 의무를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QTA가 지급한 금액은 실제 존재했고, 실제로 입금됐으며, 관련 자료도 존재했습니다.”
“UEFA의 재정적 페어플레이는 전혀 다른 논리를 따릅니다.”
정리하면 DNCG의 임무는 재정적 페어플레이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것이 아니다.
DNCG가 제재하려는 대상은 돈이 너무 많은 구단이 아니라, 구단주에게 돈이 충분하지 않은 구단이다.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
프랑스에는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압도적인 하나의 ‘국가 소유 구단’ PSG가 있다.
반면 리옹, 마르세유, 낭트, 보르도처럼 이름값은 높은 여러 구단들은 구단주들의 잘못된 운영과 중계권 수익의 급락으로 재정 상태가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으며, 일부는 재앙적인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영국 해협 건너편에는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첼시, 토트넘, 리버풀로 구성된 ‘빅6’가 있다.
모두 억만장자들에게 소유돼 있으며, 심판 역할을 하는 프리미어리그가 레드카드를 꺼내기 전까지는 모든 ‘비용(coûts)’이 허용되는 세계다.
※ ‘모든 비용(coûts)이 허용된다’: 프랑스어 표현 tous les coups sont permis(‘무슨 수를 써도 된다’)에서 coups를 발음이 같은 coûts(비용)로 바꾼 말장난이다. (역자 주)
그런 의미에서 카타르는 잉글랜드 구단이 아니라 PSG를 인수한 것이 잘한 선택이었던 셈이다.
자, 지나가세요. 여기엔 볼 것 없습니다.
2018년, 프랑스 축구의 재정 감시기관은 눈을 돌렸다.
추천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