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0년 연암 박지원은 청나라 사절단을 따라 북경과 열하를 여행했다. 압록강을 건넌 6월 24일부터 8월 20일 북경으로 돌아오기까지, 약 두 달간의 여정이 날짜순으로 『열하일기』에 담겼다. 모두 26권 10책인 이 기록은 낯선 풍경을 적는 데 그치지 않고, 여행에서 보고 들은 것을 조선의 현실과 연결한다.

박지원이 눈여겨본 것은 청나라의 생활 풍속과 제도, 기술 같은 구체적인 문물이었다. 당시에는 명나라에 대한 의리와 맞물려 청을 배척하는 풍조가 있었지만, 그는 백성의 살림을 넉넉하게 하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청의 문물도 배워야 한다고 보았다. 이 주장이 북학사상의 핵심이다. 중국 견문이 단순한 기록을 넘어 개혁 구상으로 이어지는 대목이다.
책의 형식도 여행기라는 한마디로 다 담기지 않는다. 일기와 수필, 소설이 함께 실렸고, 익살스러운 표현과 대화 중심의 구성으로 읽는 재미도 살렸다. 널리 알려진 「허생전」과 「호질」 역시 이 책에 포함돼 있다. 독자는 여정의 기록을 따라가다 풍속 묘사와 이야기, 조선 사회를 향한 비판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참고 자료
박지원은 왜 청나라를 기록했나…『열하일기』 26권에 담긴 개혁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