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2017년 4월 28일 선고한 2016다239840 판결에서 압류로 중단된 시효가 언제 다시 흐르는지 판단했다. 핵심은 압류가 형식상 해제됐는지에만 있지 않았다. 압류 대상 채권 자체가 사라져 압류가 더는 효력을 가질 수 없게 된 때도 시효중단 사유가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사건의 원고는 2004년 6월 25일 라이나생명과 암보험 계약을 맺었다. 세금 체납을 이유로 피고 대한민국은 보험금청구권과 보험료환급청구권을 압류했지만, 원고가 보험료를 내지 않아 계약이 실효됐다. 보험금청구권이 사라진 데 이어 환급청구권도 당시 상법상 2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돼 소멸한 것으로 판단됐다. 압류할 채권이 남지 않은 셈이다.
원심은 압류가 해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세채권의 시효중단 효과가 계속된다고 봤다. 대법원은 달리 판단했다. 압류 대상이 없어져 압류 자체가 실효되면 체납처분 절차도 더는 진행될 수 없으므로, 그 시점에 시효중단 사유가 종료하고 조세채권의 시효가 새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당시 적용된 5년의 소멸시효를 따지면 조세채권은 2013년 무렵 시효가 완성됐을 것으로 보았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돌려보냈다. 압류명령이 남아 있다는 외형과 실제로 압류할 채권이 존재하는지는 다를 수 있으며, 시효의 재출발 시점은 후자의 변화로도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판결이다.
참고 자료
보험계약이 실효되면 압류도 끝날까…대법원이 본 시효의 새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