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권리가 사라지거나 생길 수 있을까. 민법상 시효는 일정한 사실 상태가 정해진 기간 이어지면, 실제 권리관계와 일치하는지를 따지지 않고 그 상태에 맞는 법률효과를 인정하는 제도다. 오랜 거래와 점유를 뒤집을 때 생길 혼란을 줄이고, 시간이 지나 증거가 사라져 입증하기 어려워지는 문제도 고려한다.

시효의 한 갈래인 취득시효는 권리 행사의 외관이 이어진 경우 권리를 얻도록 한다. 부동산을 소유하려는 뜻으로 평온하고 공개적으로 20년 점유하면 등기를 통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 반면 소유자로 등기된 사람이 선의·무과실로 같은 방식으로 점유한 경우에는 10년이 기준이다. 동산은 원칙적으로 10년 점유가 필요하지만, 선의·무과실로 점유를 시작했다면 5년으로 짧아진다.
반대 방향의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상태가 이어질 때 권리를 소멸시키는 제도다. 채권은 민사 10년, 상사 5년이 기본이고, 그 밖의 재산권은 20년이다. 민법은 일부 권리에 3년 또는 1년의 단기 기간도 둔다. 취득시효가 장기간 이어진 점유를 권리로 인정한다면, 소멸시효는 행사되지 않은 권리를 정리한다. 공소시효와 형의 시효, 행정법상 징계시효도 있지만, 통상 시효라 하면 이 두 민법상 제도를 가리킨다.

참고 자료
20년 점유하면 내 땅이 될까? 시효가 만드는 두 갈래의 법률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