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관련된 일들이 늘 그렇듯,
당신은 당신이 믿고 싶은 대로 믿게 될 것이다.
그가 지난주 포르투갈 대표팀 훈련장을 떠난 이유를
설명하는 그 놀라운 입장문을 발표한 것은,
이번 A매치 기간 포르투갈의 일정이 모두 끝났기 때문에
동료들의 집중력을 분산시키지 않으면서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바로 그날 밤 지구 반대편에서
리오넬 메시의 고별전이 열릴 예정이었기 때문일까?
둘 다 그럴듯하게 들린다.
인스타그램 게시물 10장에 걸쳐 1,740단어로 작성된
이 글을 보고 호날두가 포괄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디 애슬레틱 편집자들조차 우리 기사를 볼 때
신경이 곤두서기 시작하는 분량이다.
이 입장문을 여기서 한 줄 한 줄 훑어보지는 않겠지만,
짧게 요약하자면 이렇다.
호날두는 이번 A매치 기간 동안 치러지는
첫 번째와 네 번째 경기에
자신이 출전하기로 조르제 제수스 포르투갈 감독과
계획을 세웠다고 굳게 믿었다.
그런데 제수스 감독이 두 번째 경기에
30분간 출전시키겠다고 제안하더니,
이내 마음을 바꿔 그를 실컷 워밍업만 시켜놓고
출전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제수스 감독, 호날두, 그리고 캠프의 다른 관계자들은
감독이 언론에 설명할 이 상황에 대한
8가지 합의 사항을 마련했지만,
감독이 이 합의된 설명에서 벗어난 발언을 했다.
호날두는 이것이 제수스 감독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두 가지 사례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다음 그는 홧김에 훈련장을 떠난 것에 대해
포르투갈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미래에 적어도 한 번의 고별전은
치를 수 있기를 바란다는 희망과 함께 글을 마무리한다.
각자 마음에 드는 구절을 꼽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압권인 대목은 호날두가
"더 이상의 깨진 약속을 기다리지 않고
캠프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말한 부분이다.
마치 배우자의 거듭된 외도를 더는 모른 척할 수 없는
짓밟힌 배우자처럼 말이다.
제수스 감독과 합의했다고 주장하는
8가지 사항 중 6번째 항목도 있다.
그 항목에 따르면 감독은
"펠레나 디에고 마라도나 같은 위상을 가진 선수를
몸을 풀게 하고서 경기에 투입하지 않은 것은
내 실수였다"고 말했어야 했다.
참으로 굴욕적인 일이다.
또한 1,740단어에 달하는 입장문 어디에도
"조르제"나 "제수스"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호날두는 그를 단지 "감독(Head Coach)" 또는
"현 감독(the current Head Coach)"이라고 부른다.
마치 결혼 11년 차인 내 친구가 남편을 긴장하게 만들려고
'현재 남편'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
호날두가 던지는 메시지는 이렇다.
'난 당신이 오기 전부터 여기 있었고,
당신이 계속 이딴 식으로 굴면 당신이 떠난 후에도
난 여기 있을 거야.'
제수스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왜 합의된 노선에서
벗어났는지는 우리도 알 수 없다.
혹시 그사이에 자신에게도
알량한 자존심이 남아있었다는 걸 깨달은 걸까?
물론 포르투갈 축구 협회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제수스 감독이 호날두의 주장에 동의할지도 미지수다.
윈저궁 생활에 대한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의 묘사에 대해
고(故) 엘리자베스 여왕이 내놓은 평가처럼 "기억은 다를 수 있다".
호날두의 입장문을 읽고 나면 몇 가지 즉각적인 반응이 튀어나온다.
그중 하나는 '굳이 왜 사서 고생을 하나?'이다.
그의 엄청난 업적을 생각하기 전에, 그는 어쨌든 41세의 성인 남성이다.
물론 거짓말에 속거나 속았다는 생각이 드는 걸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래도... 철좀 들어라.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더 낫거나 더 품위 있지 않았을까?
아니면 구구절절한 내용 다 빼고
그냥 '그래요, 내가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요.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는 짧은 성명서 정도면 족하지 않았을까?
그가 자신의 입장을 밝힐 권리는 충분히 있지만,
포르투갈 캠프 이탈 후 발표된 이 입장문이
득보다 실이 많지 않을까 의구심이 든다.
이것은 단지 그 남자와 아무런 정서적 유대감이 없는
한 영국 기자가 그의 행동에 짜증을 내는 것이 아니다.
지난 20년 동안 그를 사랑해 온 사람들이
서서히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은
매우 현실적인 위험이다.
포르투갈 대표팀의 경기를 관전하는 것은
사이비 종교 집회와도 같았다.
'Ronaldo 7'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의 물결,
1960년대 비틀스를 목격한 10대들처럼 영웅의 모습만 봐도
열광하는 팬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언제까지 호날두에게 절을 하고 찬양을 보낼까?
자국 내 여론이 바뀔까? 이미 바뀌었을까?
호날두는 그저 이런 식의 행동으로 포르투갈 국민들이
자신을 마음속에서 떠나보내도록 돕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엇보다도 이 모든 상황이 그저 안타깝게 느껴진다.
너무나 지저분하고 품위가 없다.
이 선수는 축구 역사상 A매치 200경기 이상을 뛴
단 네 명의 선수 중 한 명이다.
국가대표로 146골을 넣기도 했다.
그가 등장하기 전만 해도 감히 누군가가 에우제비오를 넘어
포르투갈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터무니없고
심지어 모욕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호날두는 그 위대한 선수를
아주 가뿐하게 뛰어넘었다.
그런데 그 끝이 이렇다.
그는 자신의 국가대표 커리어의 마지막 며칠을
아이폰 메모장에 입장문을 두드려 쓰며 보내고 있는 듯하다.
마치 브이로그에서 후회할 만한 발언을 해놓고
'취소 당할까 봐' 전전긍긍하는 유튜버처럼 말이다.
어떤 형태로든 고별전은 열리겠지만,
언제, 어디서, 누구를 상대로 열릴 것인지가 유일한 의문이다.
포르투갈의 다음 두 경기는 홈구장인 브라가의
3만 석 규모 경기장에서 열리는 덴마크전,
그리고 챔피언십(2부 리그) 축구가 더 자주 열리는
카디프의 한 경기장에서 열리는 웨일스 원정이다.
과연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여겨질까?
아니면 그가 조금 더 성대한 무대를 기다리고 싶어 할까?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훗날 사람들은 감독과의 쪼잔한 말다툼 끝에 나온
1,740단어짜리 입장문을 기억할까?
아니면 그가 넣은 수많은 골들, 놀라운 롱런,
유로 2016 우승, 그리고 한 세대를 풍미했던
그라운드 위에서의 위대함을 기억할까? 정답은 꽤 명백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우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국가대표 커리어의 마지막 나날들을 이런 식으로 경험하고 있다.
그저 꽤나 슬플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