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년 뒤 해독된 비밀 결사의 암호문

집콕러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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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독일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한 권의 책이 있었습니다.
'코피알레 암호문(Copiale Cipher)'이라고 불리는 이 책은 총 105쪽으로, 약 7만 5천 자에 달하는 글이 암호로 적혀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알파벳뿐 아니라 그리스 문자, 별자리 기호, 정체를 알 수 없는 기호들이 뒤섞여 있었고, 일부 소유자 표시를 제외하면 사실상 책 전체가 암호화되어 있었습니다.
더 특이한 점은 평범한 알파벳이 오히려 암호 속에서 단어 사이의 공백을 나타내는 데 사용됐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내용을 알 수 없었던 이 책은 2011년 미국과 스웨덴의 공동 연구팀이 컴퓨터 분석과 언어학적 방법을 이용하면서 마침내 해독됐습니다.
그런데 해독 결과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책에는 18세기 독일에서 활동했던 '오큘리스트(Oculists)'라는 비밀결사의 입회 의식과 내부 규칙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신입 회원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상당히 기묘했습니다.
입회하려는 사람에게 종이 한 장을 보여주며 읽어보라고 시켰는데, 사실 그 종이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백지였습니다.
당연히 읽지 못하자 안경을 씌우고 눈을 닦아주며 다시 읽어보라고 했지만 결과는 같았습니다.
그러자 의식을 진행하던 사람은 눈 수술(?)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주변 회원들이 촛불을 들고 둘러선 가운데 작은 핀셋으로 입회자의 눈썹 털 한 가닥을 뽑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종이를 읽어보라고 했는데, 이번에는 글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수술(?)을 하는 동안 백지를 글이 적힌 종이로 바꿔놓았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과정은 무지한 사람이 지식을 얻고 진실을 볼 수 있게 된다는 상징적인 의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밝혀진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따로 있었습니다.
이 비밀결사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당시 유럽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던 프리메이슨의 비밀을 알아내 세상에 공개하는 것이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책의 상당 부분에는 프리메이슨의 입회 의식과 여러 등급의 절차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오큘리스트 회원들도 모두 이 목적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조직의 높은 등급인 마스터가 되어야 비밀스러운 목표를 전달받을 수 있었고, 마스터가 되려면 단체에서 사용하는 암호를 읽고 쓸 줄 알아야 했습니다.
게다가 하위 회원에게는 프리메이슨을 조사하려는 목적을 알려주지 말라는 규정까지 있었습니다.
다른 비밀결사의 비밀을 폭로하려던 조직이 정작 자신들의 진짜 목적은 철저히 숨겼던 셈입니다.
현재 이 책은 해독됐고, 오큘리스트와 관련된 다른 역사자료도 확인된 상태입니다.
다만 결사가 실제로 얼마나 많은 회원을 거느렸는지, 기록된 의식들이 어느 정도 실제로 시행됐는지, 프리메이슨의 비밀을 폭로하려는 목표를 얼마나 실행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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