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선수단 대탈출이 이적시장을 어떻게 뒤흔들 것인가
어느 날 갑자기 10억 파운드가 넘는 선수들이 한꺼번에 이적시장에 나오고, 모두가 당장 새로운 팀을 찾기 위해 애쓴다면 이적시장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만약 맨체스터 시티가 9시즌에 걸쳐 발생한 프리미어리그 재정 규정의 중대한 위반과 관련해 모든 혐의에 유죄라고 판단한 독립위원회의 결정을 뒤집는 데 실패한다면, 축구계는 슈퍼스타와 수많은 우승 경력을 가진 선수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는 상황이 어떤 모습인지 직접 확인하게 될 것이다. 맨시티는 해당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10월 2일 항소를 제기했다.
이는 유럽 최고의 클럽들이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습격해 헐값에 선수들을 데려가는, 축구판 '슈퍼마켓 스윕'과 같은 모습이 될 것이다.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선수들은 자신들이 그토록 합류하고 싶어 했던 구단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를 잡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과거 어떤 상황보다도 이적시장을 크게 왜곡할 수 있다.
첼시는 2000년대 중반 러시아의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막대한 투자를 지원하면서 이적시장을 크게 끌어올렸다. 맨시티는 2008년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이 인수한 이후 이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그리고 당시의 막대한 지출이 지금 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와 문제를 겪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다.
그러나 에티하드 스타디움의 출구가 강제로 열리게 된다면, 이적료는 크게 떨어지고 이적시장의 전체적인 판도 자체가 바뀔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최고경영자 리처드 마스터스는 지난주 맨시티가 “거의 10년 동안 체계적으로 프리미어리그 규정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항소가 실패할 경우 맨시티가 강력한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가능한 징계에는 리그 퇴출이 포함된다. 맨시티가 리그에서 쫓겨난 뒤 잉글랜드 축구 피라미드의 최하위에서 다시 가입을 신청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또는 엄청난 승점 삭감으로 인해 2부리그인 챔피언십 강등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다.
그 정도로 한 단계 내려가는 것이 맨시티에게는 오히려 최선의 시나리오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맨시티가 선수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곧바로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이탈할 경우 발생하는 재정적 충격은 맨시티 같은 구단에도 엄청날 것이다. 그리고 불가피한 결과는 고액 연봉 선수들의 대규모 이탈이 될 것이다.
챔피언십 구단들이 잉글랜드 풋볼리그(EFL)의 중계권 계약을 통해 받는 돈은 연간 약 570만 파운드에 불과하다.
반면 지난 시즌 맨시티는 총 2억4890만 파운드를 상금으로 벌어들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 1억6550만 파운드, 챔피언스리그에서 8340만 파운드를 받았다.
즉, 맨시티의 재정에는 즉시 2억4000만 파운드가 넘는 구멍이 생기게 된다.
맨시티가 가장 최근에 공개한 2024-25시즌 임금 총액은 4억840만 파운드였다.
지안루이지 돈나룸마, 라얀 셰르키, 앙투안 세메뇨, 마크 게히, 엘리엇 앤더슨, 엔조 페르난데스 등이 합류한 이후 현재는 연간 약 4억5000만 파운드에 가까워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셰이크 만수르와 그의 아부다비 유나이티드 그룹(ADUG)이 직접 돈을 투입해 재정적 공백을 메울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그렇게 하는 것 자체가 규정 위반이기 때문이다. 다시 그 길로 가고 싶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맨시티의 막대한 상업 수익도 마찬가지다. 맨시티는 2024-25시즌 3억4040만 파운드의 상업 수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못하는 구단에 그만큼의 돈을 지불할 스폰서를 찾는 일이 과연 쉬울까?
게다가 경기 일정에는 링컨 시티, 프레스턴 노스 엔드, 밀월과의 홈경기까지 포함될 것이다.
그렇다면 홀란이 12월의 추운 화요일 밤에 볼턴 원더러스 원정을 떠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설령 홀란이 남고 싶어 한다고 해도 맨시티는 단순히 그를 계속 보유할 여력이 없을 것이다.
이것이 맨시티의 첫 번째 문제다.
선수들의 임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되면 선수들을 처분해야 한다. 하지만 영입 당시 지불했던 금액에 가까운 가격으로 선수들을 팔 수도 없을 것이다.
한 전 프리미어리그 스포츠 디렉터는 ESPN에 이렇게 말했다.
“고액 연봉 선수를 처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다른 구단들은 맨시티에서 떠나는 선수를 영입할 재정적 여유를 만들기 위해 먼저 자신들의 선수를 정리해야 할 겁니다. 하지만 맨시티는 분명 선수의 시장가치에서 손해를 보게 될 것입니다.”
“어떤 구단이 맨시티 선수의 기존 계약을 그대로 떠안으려 하지 않는 한, 그리고 믿어주세요. 그럴 구단은 없을 겁니다. 맨시티가 그 차액을 부담해야 할 겁니다.”
“예를 들어 한 선수가 에티하드에서 주급 20만 파운드를 받고 있는데 새 구단이 주급 15만 파운드만 지급하려 한다면, 맨시티가 부족한 주급 5만 파운드를 부담해 선수에게 기존 수준인 20만 파운드를 맞춰줘야 하는 겁니다.”
맨시티는 어느 쪽을 선택해도 손해를 보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고액 연봉 선수들을 장부에서 없애기 위해 이적료를 낮추면 다른 구단들이 더 싼 가격에 선수들을 데려갈 수 있다.
하지만 맨시티는 최근 결산 기준으로 아직 지급하지 않은 선수 영입 대금이 3억2760만 파운드에 달하는 순이적료 부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맨시티는 이미 약속한 이적료를 지급하는 동시에 선수의 이적을 위해 연봉까지 보조해야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엄청난 선수 매각이 발생하더라도 구단에 남는 돈은 거의 없거나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심지어 독립위원회의 판결에 따라 맨시티가 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선수들을 아무런 이적료도 받지 못한 채 잃을 가능성까지 있다.
유명 변호사 폴 길로이 KC는 '더 오버랩'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축구선수든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이든 모든 고용계약에는 묵시적인 조항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묵시적인 조항은 신뢰와 신의에 관한 것입니다. 내가 당신을 위해 일한다면, 그 관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충분한 신뢰와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제 한 선수가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신뢰와 신의에 관한 묵시적 조항을 위반했습니다. 당신은 나의 고용주이고, 그 조항을 위반했으니 나는 계약을 파기하고 떠날 권리가 있습니다.’ 이것은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이 가능성이 낮다고 말하는 것을 봤지만, 정말 많은 요소에 달려 있습니다. 구단이 선수들에게 뭐라고 말할 것인지, 재정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분명 가능한 일입니다.”
라이벌 구단들이 맨시티에 동정심을 보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아스널의 전 감독 아르센 벵거는 셰이크 만수르가 맨시티를 인수한 뒤 상승세를 시작했을 당시 맨시티가 **“내 선수들을 모두 데려갔다”**고 말한 바 있다.
맨시티는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건설을 위해 돈을 빌렸던 아스널의 재정적 취약점을 이용해 에마뉘엘 아데바요르, 콜로 투레, 사미르 나스리, 바카리 사냐를 영입했다.
아스톤 빌라 역시 가레스 배리, 제임스 밀너, 파비안 델프가 돈을 따라 에티하드로 향하면서 핵심 선수 세 명을 맨시티에 잃었다.
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 자격을 잃는다면 선수들의 야망과 재정적 현실이 결합해 선수단 대부분이 빠르게 팀을 떠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Transfermarkt에 따르면 맨시티 선수단의 추정 시장가치는 총 12억2000만 파운드에 달하지만, 시장의 힘은 맨시티가 그 금액을 그대로 회수하지 못하도록 만들 것이다.
잉글랜드와 유럽의 라이벌 구단들은 맨시티가 내놓는 선수들을 최대한 싼 가격에 데려갈 수 있는 기회를 기꺼이 잡으려 할 것이다.


